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 - 10점
팔리 모왓 지음, 곽영미 옮김, 임연기 그림/북하우스

몇 년 만에 다시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를 꺼내들었다.
사실, 내가 갖고 있는 책은 저렇게 귀여운 그림의 표지가 아니라, 표지는 이미 몇 년전에 찢겨서 나가고,
세로쓰기라는, 내 또래도 거의 읽어보지 않은 모양의, 정가 2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의, 무려 1976년에 발행된 삼중당문고의 책이다.
언제인가 아빠의 책장에서 꺼내서 읽다가 대학 오면서도 이걸 놓고 올 수가 없어서 챙겨온지가.... 아 십년도 훌쩍 넘었다.
우울할 때마다 꺼내 읽고 또 읽고 다시 읽고 재차 읽고 다시금 읽어서, 처음엔 아빠가 표지 고대로 간직하셨던 책인데, 이젠 표지가 떨어져서, 속지까지 위협하고 있어, 비닐로 된 케이스에 넣고 다닌다.

여튼,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여전히 즐거운 책인데, 이번에 읽으면서 깨닫게 된 건, 의외로 주인공 매트보다, 작가의 아버지가 벌이는 서부 평원 지대에서의 항해 모험쪽이 더 나를 웃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모양이 직접 사스캐처완에서 사다준 원서도 오랜만에 다시 꺼내 보고 있다.
그러고보니, 모와트씨, 여전히 잘 지내시려나...
부고 뜬 걸 못봤으니 아직도 건강히 살아계시리라 믿어도 되려나?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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