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 아침에 말해주었다.
- 밑에 한남동 빵집이 팝업을 한다고 준비중이더라. 보면서 너한테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했지.
감사를 표하며 그 빵집이 무슨 빵집인지 매우 궁금했지만 까먹고 오후 4시경에나 생각이 나서,
가봤을 법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 빵집이 있긴 했던 거 같아.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어. 근데 무슨 빵이 있었는지는 못봤어.
라고 하는 쪽이 한무리,
또 다른 무리에게 갔더니, 이런 저런 빵이 있었다며 그 중 두어 종류를 사왔다고 맛보게 해주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빵이 아닌 다른 정보를 주었는데,
- 근데 알바들이 무슨 모델이야. 키크고 너무 잘생겼어.
라는 것이었다.
다음날도 한대서 꼭 가보겠다 하며 헤어지고,
진짜로 그 다음날 까먹지 않고 팝업에 들르기는 했다.
아 페스추리 전문이구나, 근데 대량으로 가져오려니 다 퀸아망이나 이런 종류를 많이 가져왔구나 하고서 몇 종류 골고루 담아서 잠시 줄을 섰다가 계산을 하고 신나게 올라와서 어제 얻어먹은 빵을 갚으러 갔다가,
- 봤어? 진짜 잘 생겼지?
라고 해서 그대로 얼어붙었다.
잘생긴 알바는 내가 갔을 때 없었나....
- 그게 못볼래야 안봐지는 미모가 아니던데...
....
이렇게까지 빵에 집중할 일이었나.
....
빵은 뭐... 평범했다....
가보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안타까움에,
물건들만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하루는 보리빵을,
다음날엔 쫀뜩한 쿠기를,
그 뒤엔 삼계탕,
그 담주는 종류별로 주스들을,
위로의 꽃이라는 것을 보면 그조차도 반가워서 보내고 있다.
그 중 하나라도, 위로로 가 닿기를.
+
- 인*타 광고에 기꺼이 몸을 던져 낚여서, 하나 보냈다.
- 우리는 다 낚이지. 미리 가서 입 내밀지.
- 나는 항상 내 곁에 있을게, 라는 꽃말이 웃기지만 좋네.
네 곁에 있을께의 오타라면 그 뜻도 좋고,
나는 늘 내 편이지, 라는 뜻 그대로라면 그것도 좋아.

중학교 때, 과학시간에 선생님이 내 뒤로 와서 뒷머리를 쓰담쓰담 만져보며 혼잣말처럼 말씀하셨다.
"뒷짱구라서 똑똑한가..."
세상 편편한 목동 7단지 같은 내 뒷머리 어디에서 짱구를 찾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선생님의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아서 내 과학적 소질을 갈고 닦아 과고를 가고,
과학사를 전공하고, 재미난 책들을 썼다... 면 완전 다른 인생이 되었겠지만,
과고를 가기는 커녕, 고2 때 차마 이과를 선택하기에도 모자란 수학 실력에,
문과쟁이의 삶을 사는 주제에,
소설도 읽고,
번역가의 잡문도 집적거리고,
소설가의 이론서(?)도 구경해보고,
가해자의 엄마가 쓴 책을 들춰보아도,
사실 가장 마음 편한 것은 암석의 역사를, 그 연대기를 읊어보겠다는,
노트북 받침대로 쓰기에나 딱 좋은 두께의 과학서적이라니...
이 모든 것은 다, 뒷짱구로 태어나지 못한 탓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