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안 변해, 라는 명제와 대치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없기도 하다.

 

변하지 않는 감정이 없어서, 한 때 사랑해 마지 않던, 내 작가 목록은 이제 서서히 변하고 있다.

내 책장 한 칸을 차지하던 작가들 중, 첫번째로 자리를 비우게 된 것은 무라카미 류이다.

너무 심한 SM 이야기가 나오던 책은 이미 오래전에 치웠고, 남아 있던 대여섯권의 책도, 제목만 봐서는 내가 왜 좋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재독해서 좋은 책들만 남길까 하다가, 재독할 시간과 의지가 부족하여, 통째로 갖다 버렸다.

 

현재 책장 한 칸을 넘치게 차지 중인 오스터도 좋아하는 것들만 남기고 치울 예정이다.

 

나중에 또 맘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얼마 되지 않는 독서시간을 좀 더 진지한 독서에 투자 중이라, 오래된 소설들이 자리를 많이 비워야하지 싶다.

 

오랫동안 나를 기쁘게 하던 류에게, 감사와 석별의 인사를 보낸다.

(69 정도는 남겨둘 맘이 있는데, 어째서인지 69는 없더라는;)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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