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역사 - 10점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까치

 

빌 브라이슨을 재밌는 세상으로 제일 먼저 접해서, 여행기 같은 책들만 읽었기에, 이 명저를 보고도 못본 채, 추천 받고도 못들은 채, 그렇게 십수년을 지난 후에, 추천도서에 실패가 없는 책선생이 두고두고 보는 책으로 추천하신 이제서야 겨우 집어들어서, 내가 추천한다고 해봐야 누가 이 무겁고 두껍고 누군가의 표현으로는 첫장을 넘기는데 숨이 막히는 느낌의 책을 과연 볼지 모르겠으나, 이건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의 모든 문장이 다 좋으며, 빌 브라이슨 특유의 유머는 매 단락마다 숨어 있어서 킬킬대지 않을 수가 없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주는 것에 탁월하고, 아무렇지 않게 새롭기 신기하며 가끔 감성 자극까지 되는 지식들까지 제공해준다.

 

옮겨 적어두고 싶은 글귀들이 엄청나게 많다.

반도 읽지 않은 지금까지도 말이다.

최소한 두 학기 정도는 일주일 세시간 강의로 수업할 만한 이야기들이라, 하루에 열 쪽씩 아껴가며 읽는 중인데,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대요,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억하는 건 애저녁에 포기했지만, 그래도 대충 아 그래 그런 이야기 빌브라이슨 책에서 들어는 봤네 정도로 기억하고 싶어서 더 천천히 읽어나가는 중이었는데, 200쪽 정도까지 진행되고 나니 다 내려놓게 된다. 그냥 책을 따라갈 수만 있어도 어디야 싶다 =_=;

 

여튼 그런 고로, 아직, 한창 읽는 중이다.

 

+ 두어달 들고 다닌 기분인데, 다 읽은 지는 좀 됐다.

주옥같던 글들을 다 읽은 소감은, 그래, 인간이 모르는 게 아직 이렇게 많다는 걸 이 두꺼운 책 한권으로 썼네, 라고 한 줄 요약이 가능하겠다. 좀 더 늘리자면, 표백, 같은 소설에서 지금 세대는 더 이상 할 일이 남아 있지 않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인간이 알지 못하는 인간의 역사라든가, 지구의 기후라든가, 공부할 것은 무궁무진하고, 그걸 바탕으로 바꿀 수 있는 것들도 엄청나게 남아 있다는 것과, 알파고 때문에 이제 인간이 기계를 뛰어넘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들 걱정하는데 아직 알파고들과 함께 풀어야 할 문제들은 차고 넘치게 많다는 것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우주적으로 보자면 소소하지만, 그나마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길게 늘여쓴 두꺼운 책 한권이었다, 라고 쓸 수 있겠다. 아 이것도 길었지만 한 문장.

 

++ 가끔 이 재미없는 블로그엔 누가 오나 궁금해서 유입키워드를 살펴보는데, 네*버에서 책 검색하다가 오시는 분들이 많은 듯.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모든 글들을 읽지는 않으니까 내가 방문객들을 다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오지랖도 좁지는 않고, 하필 방문한 곳이 내 블로그니까, 약간의 미안함을 갖고 말해두는 걸로.

 

1. 이 책을 읽을까 말까 해서 사전 정보를 구득하시려는 분이라면, 읽으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2. 어떤 책이었더라? 하고 나처럼 읽은지 10년되어서 기억이 안나는 분이시라면, 구글에서 검색하세요. 더 상세하고 친절하고 훌륭한 정보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 이런 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172041145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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