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 - 10점
폴 크루그먼 지음, 김이수.오승훈 옮김/부키

 

책선생이 두고두고 읽으신다는 책 십여권 중의 한 권이라서, 누가 책 뭐가 읽고 싶냐기에 그 사진을 그대로 보내면서 이 중에 읽은 것 빼고 아무거나, 라고 했더니, 얼마전에 읽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와 이걸 가져왔었다.

나름 긴 휴가 기간에 할 일이 없다고 책을 읽은 후엔 나에게 주고 간다고, 그러라 했는데, 이걸 한참을 들고 다니면서 어렵다고 한 두번 중얼거리길래 그런가부다 하다가, 어제 70쪽 정도를 겨우겨우 읽고 문자를 보냈다.

 

 

나: 내가 권한 거나 마찬가지이긴 한데, 휴가 와서 왜 이렇게 지랄맞게 어려운 책을 다 읽고 갔어?

S : 그거 읽느라 죽는줄. 나의 얄팍한 경제 지식을 한탄하며. 힘들었어.

나 :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어 ㅜ.ㅜ

S : (내용이) 기억도 안나. 그냥 다른 쉬운 경제학 서적 읽어야겠다는 다짐만 기억남.

나 : 아냐. 어려워도 크루그만을 읽어야 지성이 쌓인대. 근육운동 같은 건가?

S : 그래. 내 돈주고 힘들게 근육운동하는 느낌임. 그것도 엄청 지속적으로 해야 근육이 생기는데 크루그먼을 지속적으로 읽을 자신은 없음.

나 : 여튼 어떤 분(책선생)이 어렵다고 쉬운 엉터리 책 보면 안된대.

 

 

난 취미로 읽는 거고, 모양은 심지어 읽고 발제도 해야 하고 시험도 봐야하니 내가 감히 어떻게 그 고통을 이해할까 싶지만, 읽어야 하는 논문 어렵다고 징징거리는 모양의 어느 부분에 어느 정도 급 공감이 간다.

 

다 읽고 남는 게 있어야 할텐데 -_-;;;

 

 

+ 문득 생각났는데, 이거, 옛날 옛적에 추천한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넌 대체 나를 뭐로 보고 이걸 읽으라고 추천한 거니, 라고 이제 와서 묻고 싶네 =_=

심지어 원서로 읽으라고 추천해줬잖아 =_=

 

 

 

++ 130여쪽을 읽은 후에,

1. 케인즈는, 통화량 조정을 통해 경기 조율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 프리드먼은, 통화량을 꾸준히 공급한다면 되는 문제이니 왜 굳이 정부가 끼어드냐고 주장했다.

3. 공급중시론자들은, 문제는 조세야, 멍청이들, 이라고 했다.

4. 크루그먼은 공급중시론자 등을 위시해 멍청한 경제학자들이 있으며(공급중시론자들은 심지어 유사과학자라고 했다) 경제학은 성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엄청 까댄다 -_-;)

 

아 어려워 젠장 =_=

 

+++ 180여쪽까지 꾸역꾸역

1. 80년대 레이건의 확장에 레이건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다, 80년대에 일어난 일의 진실? 별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 성장률은 나쁘지 않았으나, 실질 생산성의 증대는 별 게 없었다는 의미에서.

2. 문제는 소득재분배로 넘어온다 - 내 관심사.

 

읽다보니 이게 웃으라고 쓴 걸까 라는 몹시 헷갈리는 문장들에서 슬슬 좀 웃기기도? 라는 생각이 든다.

 

++++ 252쪽

1.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엄청 무시하는 건 이해하겠다. 대놓고 농담을 두 개는 하는데,

2. 문제는 두번째 농담의 반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거다.

...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 형 Italian' 이론으로, 기준 목록은 EMU의 필요 사항 목록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어음 남발의 루머가 따라다니는 외교관들 때문에 화가 잔뜩 나 있는 이탈리아의 중앙은행원들이 자국의 외교관들이 마스트리흐트를 국내의 정치적 목적에 써먹고 있다고 폭로함으로써 자국의 부패 정치인들에게 부과하면 좋을 강제 규정 목록으로는 썩 괜찮다는 것이다....

 

... 뭔 소린지 해석 좀 =_=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까는 농담의 한 부분이라는 것 외에 먼 소린지 이해가 안된다. =_= 와 다시금 윤모양의 심정에 공감이 ㅜ.ㅜ

 

그래서 원문을 찾아봤다.

 

...The other is the "Italian" theory; the list of criteria makes no sense as a list of things needed for EMU, but sounds very much like a set of constraints that Italy's exasperated central bankers would like to impose  on that country's corrupt politicians, suggesting that Italian diplomats, who are rumored to have done much of the drafting, were using Maastricht to serve domestic political ends.

 

...그리고 절망했다. =_= 먼소리야 당최 =_= 

 

 

+++++ 다 읽었어요 흑흑

한달은 넘기지 말아야지 하고 꾸역꾸역. 마지막까지 읽었는데,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이게 한국말로 번역이 되었는데 왜 한국말로 읽는 기분이 안드는지, 내가 무식해서 그런 건지, 사고가 너무 달라 그런 건지 모르겠다.

여튼. 책이 93년 무렵에 출간된 거라 클린터 초기 이후에 대한 해석이 없는데, 지금까지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해주실 지가 궁금하긴 한데, 노벨상 수상 이후로 글이 좀 거칠어졌다는 평이 있어 한 권 더 읽을지는 모르겠다.

 

참 그러니까, 지금 세계는 1) 생산성 성장 둔화 2) 빈곤 심화의 문제를 갖고 있는데, 1은 내버려두고 2는 어떻게든 해보라는 메세지인 게 맞는 거지? 하고 있나?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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