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는 착각

책일기 2021. 1. 27. 14:31
공정하다는 착각 - 6점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와이즈베리

70쪽 정도 읽었는데, 재밌다.

앞서 읽은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의 통계에서도 드러났던, 왜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곳에서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지고,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나는가, 라고 했던 원인이 이 책에서 설명되는 이 행운의 독서라니.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이해를 더 많이 하면서 읽었을 책인가.)

그 원인을 약자와 패자의 편에 섰던 좌파들이 시장경제 논리에 매몰되기 시작한 80년대부터 찾으면서, 힐러리 클린턴이 선거 패배 후에, '나는 미국 GCP 2/3를 담당하는 지역에서 지지를 받았으며, 트럼프는 흑인과 여성을 무시하는 지역에서지지를 받았다'는 고백이, 민주당은 엘리트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과 같으며, 이것이 얼마나 모욕적인 언사였는지를 지적한다.

 

우리가 집안의 후광을 정당하다 여기지 않는 것처럼, 타고난 재능(많은 경우 피나는 노력과 혼재되어 보여지기도 하는)에 바탕한 사회적 지위와 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에 공감하지만, 결국, 지금 문제의 능력주의에 기반한 사회를 바꿀 아이디어가 무엇인가, 라는 것이 궁금했다. 추첨제 대학선발 아이디어는 꽤 괜찮아 보였고, 최저임금 상향 외에는 딱히 직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샌델에게도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샌델이 모든 해결책을 갖고 있을 수 없고, 우리에게 이런 화두를 던지고, 이로 인해 사회가 다시 가야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이책을 읽고서든, 다른 계기로든, 지금 이건 아니잖아, 라고 많이들 생각해주길.

 

 

 

+ 책은 정말 흥미롭고 재밌는데, 갑자기 회사 사내방송에서 10여분을 할애하여 책 소개를 하고 샌델의 TED를 틀어주고,

Ultimate Boss가 추천을 하고, 아 뭐지, 이 베스트셀러를 읽는 생소한 기분이란. 누구와 이야길 해도 그래 그 책 말이지, 라고 이야기해줄 거 같지만 결국 주변의 누구도 읽지 않았네.

 

 

+ 큰분과 이야기하다가, 큰분이 정말 놀랍도록 요즘 학생들의 능력주의 사고에 바탕한 발언을 하셔서,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살짝 언급해봤으나,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한참, 너에게 중요한 시기라고 안팎으로 채찍질 당하고 있는 시기이다 보니 더 그렇겠지만, 조금은 다르게, 여유있게 생각해볼 여유도 가져보라고, 슬며시 다 읽은 책을 큰 분 책 선반에 올려두었다. (안읽을 게 너무나 뻔하지만)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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