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의 사정

전장일기 2024. 3. 2. 18:08

살기 위해 꾸역꾸역 하는 필라테스를 새롭게 등록하기 위해 두군데를 들러보고 조금 더 호젓해 보이는 곳으로 결정했다.

지난번에는 선생님이 내 연배쯤 되는 분이다 보니, 나같은 몸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십분 이해하셨는데 - 물론 내가 선생님께 더 넓은 세상을 보여드렸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 우선 선생님들이 다 너무 젊으시다.

오늘 정한 쪽이 그나마 조금 더 연배가 있어보였지만, 9시 레슨에 커피까지 마시고 오시다니 부지런하시다고 놀라시다니. 주말 늦잠을 자봐야 7시반이면 말똥해지는, 늙은이들의 사정 따위, 이해하시려면 한참 멀었다.

어쨌거나. 30분 레슨하고 20분 마사지 받아야하는 건 재작년과 똑같지만, 한달만에 잠깐이라도 안쓰던 근육 움직이는 시늉해보고 나오니 한결 기분이 낫다.

주 1회라도 다시 또 꾸역꾸역 해볼 수 밖에.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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