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죠

전장일기 2024. 3. 10. 21:29

새 필라테스 선생님과 본격적인 첫수업을 무사히 마쳤는데,
선생님의 말버릇 하나가 맘에 든다.

"그럴 수 있죠."

이 단호한 어투를 들려주고 싶다.
본인에게는 너무나 낯설지만, 그래 분명 그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강한 긍정.
글로는 묘사할 수 없는 이 짧은 말버릇이 퍽 맘에 든다.
(주로 "아뇨, 그 동작은 불가능한데요"라거나 "힘이 빠져서 더 못하겠어요"따위의 놀랍게 빠른 나의 포기 선언에 대한 대꾸라서 더 맘에 드는지도;;)

더불어 어제는 인상깊은 말씀도 남기셨다.
"많은 회원님들이 통증 때문에 오시는데, 통증을 너무 익숙해하진 마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분들이 개선 속도가 좀 느린 거 같더라구요."
승모근이 너무 딱딱하게 굳어있다는 말씀에 40년째 굳어있다고 답하니 하셨던 이야기인데, 어쩐지 와닿는 게 있었다. 때로 우리는 익숙해져서 그냥 두는 것들이 있지만 사실 그건 그렇게 둬도 되는 게 아닌 것인 경우도 왕왕 있다는 것. 필라테스는 체력철학수업이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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