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초제자는...

전장일기 2024. 3. 28. 09:10

선생님, 자꾸 웃기시면 불초제자는 안그래도 없는 힘이 더 안들어가요. ㅜ.ㅜ

새 필라테스 선생님은 긍정적이시고 참 좋으신 분인데 농담에 욕심이 있으신 것 같다...
(저도 운동엔 없지만 농담엔 욕심있어요 선생님)


1회차 수업
가동범위가 안나오니 마사지부터 시작하셨고, 대체로 어디든 만지면 다 아파서 소리를 냈다.
- 아!
- 아? 어디가 아프신 걸까요? 근육이 있나 싶은데 ... 이런 몸 정말 오랜만이에요...

..... 근육 아니고 지방이 아픈가 봅니다....


2회차 수업
누워서 상체 운동에 집중하다 보니....
- 이런... 하체를 너무 릴렉스 하고 계시네요. 발끝을 하늘로 세워주세요.
라고 하셔서 말씀하신 대로 했는데... 하다보니 다시 또 하체는 자유를 찾았고, 그걸 발견하신 선생님이 손을 아래로 내리시는 걸 눈치채고는 급하게 발끝을 세웠다.
- 미모사 잎인줄 알았네요. 손만 댔는데 바로 세워져서.

... 칭찬인가...(그럴리가.)


3회차 수업
동작이 또 안나오자 선생님이 직접 마사지를 하시며 말씀하셨다.
- 몸이 슬라임 같아요.

... 그래도 인바디하면 근육량 표준에 드는데요... 근육이 다 지방처럼 생긴 건가...


4회차 수업
고개를 돌리는 동작이 제대로 안나오자,
- 동작이 안나오면 고개를 떨어뜨려서 그 동작을 하려고 하시는데요.
- 아. 그게 제가 의도가. 알고서. 아니. 네. 그렇죠.
- ㅋㅋㅋ 그쵸. 인지하고 떨어뜨리시는 건 아니죠.

나는 P인데, 내 몸은 훨씬 더 P라서, 진짜 의도나 계획이 없는, 생긴대로 움직일 뿐이라는 걸....


선생님이 내 몸을 너무 재밌어하시니, 몸개그하는 뿌듯함은 있는 걸로...
(농담에만 욕심을 냈는데, 몸개그는 그냥 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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