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대한가

책일기 2024. 4. 2. 18:31

오랜만에 윤선배가 한가하다고 불러 갔더니 요즘 뭐 읽고 있는지 취조를 시작했다.

최근 읽은 책들을 읊기 시작했더니,
"넌 정말 관대하구나"
라고 말했다.
"도대체 안읽는 텍스트가 뭐니?"
"보고서? 업무관련 자료?"

텍스트라는 것만으로 아무거나 다 읽는구나, 라는 말에....

그렇지 않다, 꽤 까다롭게, 문장이 재밌지 않으면 내치면서 읽는다, 라고 항변했으나,
읊는 목록이 길어지자 관대하다는 평은 떼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읊는 것들을 하나 하나 무슨 책인가, 저자는 뭐하는 사람인가까지 확인하면서 장바구니에 담고서,
한동안 살 게 생겼다며 뿌듯해하길래, 내 장바구니에도 기여하라고 했더니,
이래서 나랑 윤선배가 여기까지만 친하지, 싶은 책들만 읊어댄다.
(주로 어디 대학가 서점에서 80년대부터 불법으로 번역본이 굴러다니지 않았을까 싶은 사변적인 책들이 반...)
(안 읽을 게 분명한 소설책들은 아예 장바구니에 담지도 않았다...)

관대한 쪽은 저보다 선배잖아요, 라고 해주고 오는 걸 까먹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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