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랭

전장일기 2024. 4. 4. 08:58

요즘 몸개그가 물이 올랐나...

선생님은, 너무 잘 웃으시는데, 이번 수업에선 당신이 잘 웃는 걸 내 탓을 하신다.
"저 원래 수업할 때 진짜 안웃거든요. 근데 회원님 얼굴에 개구짐이 가득해서 안 웃을 수가 없어요. 거울 가져와서 보여드리고 싶네. 아니면 웃상? 이신가요?"
..... 아닐걸요....

"저 살려고 운동하는 사람인데, 완전 진지하거든요."
궁서체 급의 진지함을 호소하지만, 선생님은 웃으시고, 결국 나도 따라 웃고...

다시 시작되는 팔 운동에 절망하며, 내 팔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투덜대자, 팔뚝을 만져보시곤 말씀하신다.
"머랭 같네요."
"슬라임 아니구요?"
"슬라임은 나름 단단하거든요. 머랭 같아요."
"구운 머랭이요, 굽기 전의 머랭이요?"
(그게 또 그때 궁금하다니...)
"머랭 쿠키는 단단하잖아요. 걍 막 쳐올린 머랭이요, 후후 불면 날리는. 열심히 쳐서 더 단단하게 올립시다."

머랭 쿠키가 단단하긴 해도 얼마나 잘 부스러지는데, 손으로 눌러 가루가 나버린 머랭 쿠키 가루 같은 마음에 어울리는,
한참 쳐올리는 중의 머랭 같은 근육을 갖고 있다는 이 조화로움에 자부심을 느껴야 하려나.

Posted by 구이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