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작별4

전장일기 2024. 5. 30. 21:30

회의갔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회사 옆 분식집에 붙은 종이가 눈에 띄었다.

"오늘까지 영업합니다"

헛.

회사를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이십여년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면서,
가끔 우울할 때 위로가 되는 소울푸드 중의 하나였는데,
한두달 전에도 가서 먹었던 곳인데,
아니 왜? 하고 놀래서 이 소식을 우선 아쉬워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다.

집에 갈 때 포장해갈까 어쩔까 나도 고민하던 참에, 똑같이 아쉬워하며 포장해갈까 하는 분이 있길래,
2팩을 포장해서 하나는 전달하고,
하나는 J와 지나가던 I와 함께 나눠 먹으며,
은퇴하는 선배님을 보내는 것 같다, 천수를 누린 것 같은 선배들도 미련 뚝뚝하며 퇴직하는 게 이제 좀 이해가 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잘 모르겠지만 홀의 사장님, 주방의 사장님 두 분다 연세가 일흔 중반은 넘어 보이는데,
그만두신다니 아쉽다, 왜 그만두시냐 하니 이제 힘들어서, 라고 하셨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ㅜ.ㅜ)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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