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작별 6

전장일기 2024. 7. 3. 11:51

함께 입사했던 동기 한 명이 6월말로 퇴직하였다.
원래 작년 여름 퇴직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병의 재발로 병가를 일년 가까이 냈다가,
더는 병가를 위한 진단은 나오지 않고,
그렇다고 복직할 컨디션은 아니고 해서, 고민하다 결정한 것 같다.

입사할 땐 몇 안되는 동기라 종종 어울렸는데,
점차 각자 회사 생활에 적응하면서, 더 상성이 맞는 동료들과 어울리며 서서히 멀어진 사이라,
몹시 아쉽거나, 엄청 그리워질 건 아닌데,
곰곰 그 동기 입장을 생각해보면 안타깝긴 하다.

여러가지 강점이 분명한 사람이었고,
회사에서 평판이 엇갈리는 편이었고,
결국엔 이십년 남짓 일한 회사에서 병을 얻고, (병이야 여기가 아니라 어디서도 찾아올 수 있지만 어쨌거나,)
딱히 영광스러울 것도 없이(여태까지 지켜본 어떤 퇴직도 그닥 영광스러워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용히(휴직 후 퇴직이라 따로 인사나눌 기회도 없이) 떠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그 뚜렷했던 강점들을 더 인정해주고 더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분명히 세상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처음부터 매끄럽게 풀리지 않았던 곳에서 계속 버텼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커진다.

따로 연락하고 할 사인 아니겠지만,
건강하시길.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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