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전장일기 2024. 6. 9. 15:41

잘 버틴다 했지 내 체력에.

한번 앓을 때도 된 거 맞지.

낼도 꽉꽉 채워진 일정에...
오늘만 앓고 일어나자.


+
D+2 좀 나아지나 했더니, 진통제 빠진 점심 약 먹었더니 알겠다. 약발이었어....

D+3 getting worse...

D+4 상태가 나아진 건 아니지만 곧 끝이 날 것은 같다. 역시 그냥 두면 일주일, 병원가면 7일의 원칙이 지켜지는 듯.

D+6 젠장. 고질병으로 넘어가서 새롭게 시작. 이래서 감기를 걸리면 안되는데.

D+7 혼자 있었다면 아무것도 안하고 종일 잠으로 탕진했을 텐데. feel terrible.

D+9 기침으로 며칠 잠을 설쳤더니 어지럽다...

D+10 기침으로 잠을 설치고, 꼭두새벽부터 회의한답시고 출근하고, 며칠 야근하고... 이게 지속가능할까 싶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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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

전장일기 2024. 6. 7. 18:04

1.
쉰 남짓까지 열심히 살다가, 문득 아파서 더는 못하겠다고, 일을 관두고,
쉬고, 공부하고 지내다가,
그렇게 2년 남짓 보내고선 다시 일하고 싶어져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작년이었나, 어떤 강연에서 들은 적이 있었다.

2.
갑자기 이상한 걸 물어보려고 톡을 날린 선배가,
아무 맥락없이 나중에 책을 쓰려고 준비 중이란 이야기를 던졌다.
은퇴하고 뭐할 거냐는 질문과 함께.


사흘이 지나도록 그 질문을 곰곰 생각한 건 아닌데,
그냥 요즘 좀, 늘 부럽던 그 부분이 다시금 몹시 부러운 기분이다.

소명이 있는 삶.

흐르는 대로 살다보니 여기에 닿아있는,
뭔가 크게 바라거나, 반드시 이루어야겠다거나,
크고 멋지고 긴 계획 아래 지금 뭔가를 해야한다거나,
이런 삶을 살지 않고,
당장의 하루를 살고, 코앞의 일을 해치우고,
피할 수 없어 보이는 걸 견디고,
쉽게 주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은 감사히 받아들이고,
그러다 보니 나는 여전히 내가 무얼 원해서 여기에 서 있을까,
난 누구, 여긴 어디의 기분으로 가끔 막막해진다, 요즘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하고 싶은 일이 많이 남은 사람들이 늘 부럽다.
나중에, 나도 1의 강연자처럼 좀 놀고 쉬고 그러고 나면, 하고 싶은 일이 선명해질까.
그때도 하고 싶은 일이, 해야겠다 싶은 일이 남아있을까.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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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하게

전장일기 2024. 6. 3. 21:52

망한 하루의 망한 마무리.
여기까지만 하게 얼른 자야겠다 ㅜㅜ

보기와 달리 꽤 연약해서,
남들처럼 열심히 살면 죽는 사람인데,
80%의 노력만 하는 것 같아 보이겠지만,
더 하면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

일요일 웍샵이라는 무시무시한 걸 치르고 난 다음날엔,
금요일에 했던 대화가, 대면이었는지, 통화였는지, 누구였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아니 그건 현실이었나 꿈이었나 한시간 남짓 생각한 끝에 겨우,
J가 전화로 한 이야기였음을 기억해내고 요청받은 대로 조율을 했다.
(기억해낼 때까지 다섯살 아이처럼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헤매는 상태인가 해서 좀 무서웠다.)

그뒤로도 계속,
네? 무슨 교육이요?
네? 무슨 위클리요?
네?

이러고 있어서 걍 오늘은 조용히 있다가 빨리 사라져야겠다 싶어 레슨받을 힘을 내자며 오전의 쿠키 오후의 케익 다 잊은척 저녁의 스콘을 해치우고 갔더니, 선생님의 이 흔들리는 눈빛이라니 ㅜㅜ
회원님 오늘 레슨 8시반인데 왜 지금...

선생님이 무리해서 7시반 수강생에게 양해구하고 레슨해주시다가 문자 받고 표정과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런. 7시반 수강생이 곰곰 생각하다 열받았구나,
딱 감이 온다.
선생님에게 너무너무 미안해서 몸둘 바를 모르고 도망치듯 나왔다.
부디 잘 수습하셨길 ㅜㅜ



사고는 이제 그만 ㅜㅜ
제발 푹자자 오늘밤엔.ㅜㅜ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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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전장일기 2024. 6. 3. 08:36

어쩌다가 필라테스 선생님과 샐러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각자 선호하는 샐러드 브랜드를 이야기하고, 선생님이 그 샐러드에 뭐가 들어가는지를 나열했다.

- 렌틸콩
끄덕
- 병아리콩
끄덕
- 쿠스쿠스
끄덕
- 구운 단호박
끄덕
- 구운 고구마
끄덕
- 구운 가지
- 으흥 (+큰 끄덕)
- 구운 파프리카
- 으흥 (+큰 끄덕)
- 구운 버섯
- 으흥 (+ 큰 끄덕)

듣고 반응하다 보니...
뭘 좋아하고 아닌지를 스스로 알게 되었다.
푸석푸석한 느낌의 그레인 종류는 그닥. 쫀득쫀득하게 구워진 채소는 매우 좋아하는.

기념으로 오늘 점심은 샐러드를!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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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참

전장일기 2024. 6. 2. 15:50

저기 어디 나무그늘에 누워 자고 싶은.



너무 예뻐,
아프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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