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전장일기 2024. 6. 21. 11:08

술빵이 변신해서 해바라기 세 송이가 되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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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써봐.
-  ㅜ.ㅜ(도움이나 위안이 되긴 커녕, 부담만 더해주다니)
- 이미 끝낸 자의 여유라고 할 수 있지.
- 부럽지만 모... 어케 되겠지...
  잡아 먹겠어? 하는 될대로 되라의 마음도 생기네...
- 그런 건 원래 마지막에 생기는 건데 빨리 생겼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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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Sunset

선곡일기 2024. 6. 14. 08:28

날이 본격적으로 여름 기운을 뽐내는 날에,
딱 해질녁에,
딱 달아올라 뜨겁기 그지없는 남서쪽 코너 회의실에,
딱 급한 안건으로,
다 같이 모여 앉아 서너 시간을 보내고 나니,
딱 생각나는 노래.

https://youtu.be/uDy9s1-ESJo?si=e7dohHSr10czsKHx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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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상

전장일기 2024. 6. 13. 13:12

"헉! 이건!"
"응? 왜요?"
"여자들 얼굴을 고양이상이랑 강아지상으로들 많이 나누잖아요. 이건.... 곰돌이상인데요?"

아. 찌찌뽕.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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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노래

책일기 2024. 6. 10. 10:38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567348

세포의 노래 | 싯다르타 무케르지 - 교보문고

세포의 노래 | 퓰리처 상 수상 저자이자 암 전문의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신작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 존재의 의미 세포의 생리와 병리가 곧 우리의 생명이자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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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 참고 책을 읽는 재능이 있다고 한 말도 있고,
너무 좋아하는 작가라고 한 말도 있어서,
정말 꾸욱 참고 300쪽까지 읽었다.

그 뒤로는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너무 좋아하며 읽었던 작가의 세번째 책이 이 정도까지 진도가 안나가다니,
갸웃거리며 이유를 생각해 봤다.

1. 번역자가 바뀌었나? - 아님. 세권 모두 같은 번역자.
2. 소설 서너권 읽는 동안 비소설이 안읽히게 되었나? - 약간은 그럴 수도.
3. 작가의 사진 보고 놀랬나? - 그럴 수도. 조선배에게 추천했다가 모르는 게 좋았을 사진을 보고 말았다,
꽤나 감상적이고, 약간의 우울함이 깃든 문체에서 간디 풍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발리우드 풍의 사진을 보고 놀랐다.
4. 책의 구성 때문인가?- 아마도 이것 때문인 게 제일 클 것 같다.
암의 역사나 유전자의 역사나 앞선 두 권의 책이 역사의 흐름으로 써진 것에 반해, 이번 책은 세포의 단위에서, 기관으로, 특성별로 이야기가 펼쳐지다보니 읽다가 나는 뭘 읽고 있는 걸까, 세포학 개론인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 정말 진도가 안나갔다.

결국 알아두면 다 좋은 지식들이지만, 내가 굳이 저것까지 싶기도 했고, 지금 읽었다고 나중에 들으면 기억이나 할까 싶기도 했고.
마지막의 두 챕터 정도가 와 닿았는데, 생명의 음악에서 데니스 노블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가 세포단위를 이해하게 된다고 사람을 이해하고 고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을 무케르지도 똑같이 하고 있다. 어떤 유전체의 돌연변이가 백혈병을 일으켰는지, 아니 정확하게는 앓고 있는 백혈병에서 어떤 돌연변이가 관찰되는지를 안다고 해서, 금방 고칠 수 있을 것 같았던 병은 아직도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다.  세포가 공통의 프로그램으로만 움직이는 독립적이고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주변의 환경이나 이웃 세포들과의 상호 연관에서 읽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챕터의 제목이 세포의 노래이다. (목차 따위 읽지 않고 끝까지 책을 읽어버리는 사람이 겪는 문제 2: 책 제목이 왜 이것인지를 책 다 읽고 깨달음)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라는 이야기, 세포가 아니라 세포가 부르는 노래, 주변에게 들려주기 위한, 상호 연결성과 협력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제목에는 알기 쉬운 세포학 개론 같은 게 아니라, '노래'라는 말이 들어가야 했던 것이다.
(책 제목을 보면서, 노블은 생명의 음악을, 무케르지는 세포의 노래를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게 닮았다 했는데, 메시지도 연결이 된다)

다음 책은 좀 완전 다른 장르로 넘어가야겠다. 제멜베이스의 업적을 외우다 못해 그의 이름조차 외울 지경이다.
(소설 몇 권 읽었더니, 자꾸 읽고 싶은 소설이 많아지긴 해서 문제지만, 하고 싶은 일은 없지만 읽고 싶은 책은 아직 꽤 있어서.)


나는 현미경을 켰다. 방은 아주 침침했기 때문에 커튼을 내릴 필요도 없었다. 옥스퍼드는 늘 어둑했다. (구름없는 이탈리아가 망원경을 위한 땅이라면, 안개 자욱한 영국은 현미경에 딱 맞는 장소인 듯 했다.)
- 34쪽

사회가 점점 인종차별적이고 반유대적인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을 때, 피르호는 시민 사이의 평등을 열렬하게 주장했다. 질병은 모두를 평등하게 했다. 의학은 차별하도록 되어 있지 않았다.
- 80쪽



세관원이 내게 소액의 사례금을 요구했을 때 나는 그를 껴안고 싶었다. 드디어 고국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 350쪽


가만히 있기. 아마 우리의 자질들 가운데 가장 저평가되는 것이 아닐까. 항상성의 네 지킴이(간, 췌장, 뇌, 콩팥은 항상성을 조절하는 네 가지 주요 기관)는 날개와 꽁지깃의 체계처럼 바람의 방향 변화에 맞추어 조금씩 조정하면서 생물이 제자리를 지키도록 한다. 이 체계들이 성공적으로 유지될 때, 고정성이 있다. 생명이 있다. 이 체계들이 고장날 때, 섬세한 균형도 무너진다. 물수리는 더 이상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못한다.
- 417쪽

나는 늘 머물러 있는 것만 하는 것 같았는데, 그것도 벅차더라니. 가만히 있기는 힘든 일이 맞았다.


(유전체)서열 분석은 유혹적이다. 그런데 그것은 데이터이지, 지식이 아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임상적으로 유용한 정보"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암세포가 지닌 돌연변이와 세포 자신의 정체성이 교차하는 지점 어딘가에 있다고 믿는다. 바로 맥락이다. 세포가 어떤 종류인지. 세포가 살아가고 성장하는 곳이 어디인지. 배아의 기원과 발생 경로는 어떠한지. 세포에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인자들은 무엇인지. 세포를 유지하는 영양소들. 세포가 의지하는 이웃 세포들에게도 달려 있다.
- 477쪽


다양한 식물 종을 하나하나 식별할 수 있는 젊은이는 낙심한다.
"이 식물들의 이름을 다 배웠어요. 하지만 식물들의 노래는 아직 배우지 못했어요."
많은 독자들이 노래라는 단어를 비유로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읽은 바로는 결코 비유가 아니다. 그 젊은이의 한탄은 우림 거주자들의 상호 연결성, 즉 생태와 상호 의존성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숲이 어떻게 전체로서 행동하고 살아가는지를 말이다. "노래"는 내부 메시지-흥얼거림-이자 외부 메시지일 수 있다.

- 482쪽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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