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갔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회사 옆 분식집에 붙은 종이가 눈에 띄었다.
"오늘까지 영업합니다"
헛.
회사를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이십여년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면서,
가끔 우울할 때 위로가 되는 소울푸드 중의 하나였는데,
한두달 전에도 가서 먹었던 곳인데,
아니 왜? 하고 놀래서 이 소식을 우선 아쉬워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다.
집에 갈 때 포장해갈까 어쩔까 나도 고민하던 참에, 똑같이 아쉬워하며 포장해갈까 하는 분이 있길래,
2팩을 포장해서 하나는 전달하고,
하나는 J와 지나가던 I와 함께 나눠 먹으며,
은퇴하는 선배님을 보내는 것 같다, 천수를 누린 것 같은 선배들도 미련 뚝뚝하며 퇴직하는 게 이제 좀 이해가 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잘 모르겠지만 홀의 사장님, 주방의 사장님 두 분다 연세가 일흔 중반은 넘어 보이는데,
그만두신다니 아쉽다, 왜 그만두시냐 하니 이제 힘들어서, 라고 하셨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ㅜ.ㅜ)
1악장 첫부분이 좋아서 듣기 시작하다 점점 더 뒤를 기다리며 듣고 있다.
https://youtu.be/PbWytAfJiVo?si=p8fft8b-aIreR7UL
- 요즘엔 SNS에서 사진 자랑을 하지 않는 게 대세라는 이야기 들었어?
호텔이고 식당 다니면서 사진 찍어 올리는 게 없어보이는 거래.
SNS 하나도 안하는 나같은 사람이 트렌드가 되는 시절이 드디어 온 거지. 기다리면 때가 와.
- 하긴. 나처럼 술 안마시고 골프 안치는 사람 회사 다니기 좋은 시절도 이렇게 오긴 하니까.
- 그치. 한 번은 때가 온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