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곡일기'에 해당되는 글 21건

  1. 2024.03.12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
  2. 2024.03.05 북극성
  3. 2024.02.29 울게 하소서
  4. 2024.02.25 Morning
  5. 2024.02.08 선인장
  6. 2024.02.02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https://youtu.be/TvZlLyYa4DI?si=64uvoUJ1UKwGwF78


어쩔 수가 없이 좋으네.

현악기는 사실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갈수록 반복해 듣게 되는 걸,
생각보다 편안해져서 쳄발로보다 비올라 다 감바 소리에 집중하게 되는 걸,
그저 어쩔 수가 없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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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선곡일기 2024. 3. 5. 20:23

뻑하면 백만년만이지만, 진짜 너무 오랜만에 노래방엘,
그것도 코인노래방이라는 곳엘, 몇달전에 처음으로 가봤다.

나야 옛날사람이니 옛날노래 옛날방식으로 내맘대로 내지르며 불렀는데,
목이 아프지만 동행해서 가고 싶다던 어린 일행은,
목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요즘 노래 몇 곡을 불러주었다.
아픈 목이라 나직히 읊조리듯 부분 부분 높은 음은 안부르기도 했는데,
이름도 어려운 아이돌 그룹 노래들이었지만,
늙은이들도 듣고 따라부를 만한 템포의 곡들이었다.
의외로 다 괜찮네 싶었는데, 그 뒤로도 기억나는 건 우선 이 노래 밖에 없긴 하다.



유난히 짙고 긴 밤 견디던 어느 날, 눈물을 참지 못해 문득 고개를 들면 반짝이는 별을 따라
다시 돌아올 길을 찾을 거야

https://youtu.be/GhHsnZdWGDU?si=9tCxk3ai1SkB5_bP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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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게 하소서

선곡일기 2024. 2. 29. 17:54

https://youtu.be/AGv29BL3Y2M?si=WEsSgXlXJvXN5cHK


연휴에 뭘 하게 될지 너무 알겠다.
두달 전부터 이야기했지만 결국 내가 하게 될 거 같았지.
늘, 일하자고 권하다가 혼자 밀도 베고 타작도 하고 방아도 찧고 반죽도 해서 빵을 굽게 되는데...
암탉과 달리 빵은 왜 네가 먹니.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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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선곡일기 2024. 2. 25. 08:19

https://youtu.be/XR7q1k396h4?si=FLVz4OhP6QlsBBoY


아침 인사로는 축약한 "morning"을 주로 썼다.
딱히 의도가 있진 않았지만 그 아침이 good이었거나 terrible 이었거나(대체로 tired 하거나 exhausted했지만) 아침이었고, 나는, 당신은, 그냥 또 하루를 시작해야 하니까.
오늘도, 추적추적 비인지 눈인지 내리는 낯선 동네에 유일하게 낯익은 카페에서 한달 가까이 읽고 있는 책과, 오늘의 커피와 함께,
"Morning."


+
새로 온 동네에 쉽게 적응이 안되고 있다. 봄이 되고 이 앙상한 가지에 새눈이 돋고 파랗게 싹이 나면 정이 붙으려나.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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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선곡일기 2024. 2. 8. 21:29

H에게 처음 소개받은 에피톤프로젝트 앨범은 긴여행의 시작이라는 앨범이었는데,
참 묘하게도 이 앨범의 가사없는 연주곡들은 꼭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가사를 이미 들은 것처럼 들리는 것이었다.
이 너무 좋은 앨범을 그나마 회사에서 못참게 음악 이야기가 하고 싶을 때나 연락하는 윤선배에게 자랑삼아 추천했더니, 나이에 걸맞지 않게 듣고 울었다며 감상을 전해 몹시 뿌듯해 했었다.

그 뒤로도 에피톤프로젝트의 새 앨범은 늘 기다려지고 반갑고,
어쩐지 집 떠나 사는 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기분에 가끔 울컥하며 듣게 되기도 했다.

선인장은, 글쎄, 처음부터 좋아했던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이삼년 전에 문득, 내 머리 위로 눈물을 떨구라는 가사만 생각이 나서 이 노랠 찾느라 한참을 헤맸던 걸 보면.
그 뒤론 툭하면 듣는 곡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심규선의 너무 예쁜 목소리로 불러주는 쪽이,
차세정 본인이 구슬프게 부르는 것보다 조금 더 와닿는다.

https://youtu.be/RR9v9MQQoBQ?si=-veVEty98P6103HX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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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TudKe17VWA?si=XxDVJZ3r7U6cFGsx

 
계속 바하를 듣다가 조금 처지는 기분에, 아침에는 군자대로행의 느낌을 갖고 싶어 고른 곡.
추천한 사람이 처음에 묘사했던 것처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칼을 주고 받듯 아슬아슬하게 겨루다가, 오케스트라가 갑자기, 딸과의 싸움에서 항복하는 엄마마냥 그래 니 인생 네 뜻대로 달려보렴, 하고, - 될대로 되라의 포기는 아니고 나는 응원할 거야하는 듯한 든든한 포용의-  문을 열어주는 듯한, 6분 30초 무렵의 부분은 세상 시원한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다.
넓고 곧은 큰 길을 걷는 기분에 조금은 힘찬 기분이 들게 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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