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작별 5

전장일기 2024. 6. 28. 14:22

뵐 때마다 늘 친근하게 인사하고 말도 걸어주시는 우리층 청소해주시는 분이,
어제 낮에 갑자기,
"나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라고 하셨는데,
내내 정신없이 회의 뛰어다니다가, 문득 생각나서,
빵이라도 하나 사다드릴까 하고 시계를 보니,
벌써 그 분 퇴근시간이 두 시간이나 지난 때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한동안 내내 우울해하셨다고 한다.
정년퇴직하시지만, 계속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셨는데 안된다고 해서,
최근 보이던 낯선 분이 바로 그 후임자로 인수인계받고 계셨던 거라고 했다.

나 사는 거 바빠 그런 일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

그래도 삼년 이상 (정확하게 기억 안남;;) 뵀던 분이고, 내 방 쓰레기통도 치워주시고,
불쌍하다고 내 방의 화분에 물도 몇 번 주셨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었지만;;)
그래도 정년퇴직인데, 인사도 못한 게 내내 걸려서, 후임자분께 연락처를 여쭤봤다.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드려야지...

+ 아. 선물하기 배송받는 법을 모르시는구나 ㅜㅜ
집주소 주셔서 넘나 당황했지만 빠르게 취소하고 직배송되는 것으로 재주문 완료; 건강하세요.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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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2

책일기 2024. 6. 25. 20:48

찰스 디킨스를 극찬한 책 덕분에 마술사 이름과 같네 정도의 정보만 있던 책을 읽는데,
열살도 안된 소년이 하는 고생이 너무 고통스러워 이 책이 언제 끝나나 계속 보다가,
드디어,
90%
아직도 이상해.
93%
여전히 끝 느낌이 아니야.
아니 98%이면 이제 진짜 끝인데 얜 왜 아직도 어리석은 소년 마냥 구는거지? 하고 갸웃거리다 발견했다.
책 제목 오른쪽 끝에 우뚝 서 있는 숫자 1을.

아.
2권3권으로 나뉜 책인 걸 1권 98% 읽고 알아챘다니.
나 정말 좀 너무 굉장하다.

(심지어, 어쩌겠나 더 사야지 하고 찾다가 2권 짜리도 아니고 3권짜리라는 걸 발견.
이 어리고 순진해서 속기 잘하고 초년 고생 극심한 코퍼필드 군의 고생이 앞으로 2배나 남았다니, 괴롭다...
하지만 분명 올리버군처럼 해피엔딩일 거라고 믿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ㅜ.ㅜ)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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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쩍다

책일기 2024. 6. 22. 11:22

소설의 문제점은...
한 권 읽고 나면 또 다른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는 점... 인가?

오랜만에 마르께스의 소설을 읽느라 다른 책이나 게임할 시간이 없었다.
주인공은 생각보다 순수하지도 매력적이지 않을 뿐더러, 역겹기도 하거니와, 비윤리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읽게 된다는 점이, 마르께스의 힘일지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상하지만 매력적이다, 괴이쩍으나 멈출 수 없다,
라고 할 수 있겠다.


"언어란 무언가를 팔려고 할 때는 알아야만 하죠. 하지만 무언가를 살 때는 모든 사람이 당신을 이해해야 하는 법이에요."
- 1권 94%


평소 내 주장과 동일하다. 쇼핑 외국어는 세상 가장 쉬운 언어다, 라는.


그러면서 그는 사랑에 대해 배워야 할 유일한 것을 가르쳐주었다. 인생이란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이란 사실이었다.
- 2권 7%


그들은 살아온 세월을 기준으로 나이를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죽을 날이 얼마나 남았는가를 세는 별종이었다.
- 2권 46%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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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전장일기 2024. 6. 21. 11:08

술빵이 변신해서 해바라기 세 송이가 되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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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써봐.
-  ㅜ.ㅜ(도움이나 위안이 되긴 커녕, 부담만 더해주다니)
- 이미 끝낸 자의 여유라고 할 수 있지.
- 부럽지만 모... 어케 되겠지...
  잡아 먹겠어? 하는 될대로 되라의 마음도 생기네...
- 그런 건 원래 마지막에 생기는 건데 빨리 생겼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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