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거리의 아이들

책일기 2009. 2. 16. 18:29
팔 거리의 아이들 - 10점
몰나르 페렌츠 지음, 한경민 옮김/비룡소

정말 재밌다. 비룡소 클래식 중에서 궁금했던 세 권을 샀는데, 두 권째 성공중.
나머지도 기대된다.

팔 거리의 아이들은, 19세기 말에 쓴 성장소설인데, 물론 성장소설은 대부분 재밌지만, 이건 예전에 엄청나게 읽어치우던 명랑소설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차분하게 글을 이끌어 나가는 솜씨가 굉장한 덕분에, 더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커다랗게 들어간 시원시원한 삽화도 멋지다.

아이들이 자라는 이야기는 언제 봐도 즐겁고 아쉽고 신기할 따름이다.

2009.2.12~16.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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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책일기 2009. 2. 5. 17:33
밤은 노래한다 - 10점
김연수 지음/문학과지성사

한 번에 한 권씩만 읽자며 -_-;;

아. 이거. 굉장한데.

김연수의 작품은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두 권을 읽어본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으니 -_- 확신할 수가 없다)
두 권을 선택한 이유는 제목(을 뽑아내는 센스)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있길래 들고온 책이었고, 표지를 살펴본다거나 평을 들어본다거나 책소개를 보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1932년 용정이라는 배경에서, "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하고 조금 궁금해하면서 읽다가, 거의 백 쪽은 넘게 읽은 다음에야 뒷표지를 보게 되었다.
간도에서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이 서로를 죽인 게 500명이 넘는 민생단 사건을 다루었다는 것을 그 때서야 알게 된 것이다. 이미 소설 속의 주인공이 정처없이 시대에 휩쓸리며 나라없는 자의 삶을 사는 것을 조금 안타까워하고 있었는데, 그건 그냥 시작도 안한 거였다.
그리하여,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그는 말을 많이 아낀다.
그 시대 간도의 조선인들은 시체가 되어서야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들이 마음 아프다.

김연수 책 두 권을 보면서, 그가 이런 이야기를 풀어낼 줄 아는 사람인 건 몰랐다.
읽어들 보시기를 권한다.

"삶은 계란이 익힌 달걀이지"

2009.2.5~2.11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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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 10점
에디스 네스빗 지음, H. R. 밀라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비룡소

TV 애니메이션 중에서 아주 좋아하는 순위에 꼭 들어가는 모래요정의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얼마전에야 알고 산 책.
바람돌이의 까칠함이 기억나면서 즐겁게 보고 있는 중.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네.
근데 모래요정은 의외로 아이들과 별 상관이 없고, 소원만 들어줄 뿐, 애니메이션에서처럼 같이 활동을 하지 않네.
원제는 Five children and It. It이라면... 그.. it?
http://www.lectrice.co.kr/gorey/book1_doubtful.html


09.2.4~2.6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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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루만지다 - 10점
고종석 지음/마음산책
번역소설, 통신체 에세이집 등등을 읽어오다가, 이 책을 읽으니까,
늘 밖에서 조미료 범벅 음식들을 사먹다가 엄마가 해주신 정성어린 집 밥을 먹는 느낌이다.
여러 글 중에서 딸내미 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띄길래 먼저 골라 읽었는데, 첫 느낌이, 따뜻한 물로 씻고 나서 데워놓은 수건으로 물기를 닦는 것처럼 따스하고 포근하고 깨끗한 느낌이라, 조금 행복해졌더랬다.

다 읽고 나서, 옛날 책들을 좀 찾아볼 생각이다.
모 선배가 예전 글들이 아주 좋았다고 칭찬을 해서 궁금해졌다.

2009.1.23~2.5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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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5

책일기 2009. 1. 19. 10:16
테메레르 5 - 독수리의 승리 - 10점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노블마인

대한민국 표류기를 읽다가, 기분을 달래줄 만화책을 주문했는데, 도착하지 않아서(당일 배송 보장이라며!)
어쩔 수 없이 들고 퇴근한 테메레르 5권. 빌려놓은 지는 한달도 넘었는데 안 땡겨 라며 먼지 속에 방치해뒀으나 역시 잡으니까 술술 읽히는 이 맛.
(새해엔 한 번에 한 권씩 읽기 실천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책 일기를 쓰면 그게 될 줄 알았다는...)

아침에도 내릴 역을 지나칠 뻔 했군요.

2009.1.16~21

아 재밌었습니다.
신나게 읽었어요. 같이 전쟁을 치른 기분입니다.
역시, 세상의 모든 전쟁은 약탈전쟁입니다. 어떤 다른 고상한 이유를 붙이든, 어떤 다른 목적을 말하든, 기본적으로는 약탈전쟁일 수 밖에 없는 거예요. 전쟁 비용은 패자에게 부담시킬 수 밖에 없는 거죠.
영국에서, 중국, 유럽과 아프리카를 두루 탐험한 테메레르는 이제 호주로 넘어가는 것 같네요.
남은 건 미국과 남미 정도가 되겠는데요? 그 모든 대륙을 섭렵한 다음엔 어디로 갈른지...

이렇게 계획 하에 써나가는 게 뻔한 소설도 꽤 재밌을 수 있군요.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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