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태동출판사

유성의 인연을 읽을 때만 하더라도, 나쁘지 않아, 라고 하면서 읽었는데...
이건 유성의 인연과 정반대에 서있는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정말 취향이 아니다.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걸로 더 읽지는 않을 듯.

드라마로 만들어질 정도로까지 인기있었던 원작인데다가,
작품 소개에, "에도가와 람포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저자가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완성한 추리소설이다" 라고까지 되어 있어서 좀 기대가 컸는지도 모르겠는데,
읽고 나서는 도저히, 왜, 인기가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라고 되어 버려서,
백야행을 추천하는 글을 찾아 읽어보기까지 했다.
(원래 추리소설 쪽은 좀 취향이 아니라서, 심하게 내 취향을 반영한 건가 해서 확인해 보고 싶었다. 추리소설이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야수는 죽어야 한다, 정도는 재밌게 봤었다.)

생각지 못했던 마지막의 반전,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 등에 점수를 주는 거 같은데,
1권 즈음이었던지, 2권 초반이었던지, 당연히 범인을 짐작할 수 있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마지막에 어떤 다른 이야기가 있을까 했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이건 뭐지, 라고 되어버렸고,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의 주인공을 설명할 것으로는,
'어둡고 텅빈 눈동자' '진짜 공주가 저런 눈일까' '난 한 번도 낮에 걸어보지 못했어, 내 인생은 하얀 밤을 계속 해서 걸을 뿐이야'라는 정도 밖에 없어서 당최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질 않아 절망적인 분위기에 빠지지도 못했다.

뭔가 어정쩡하게 끝나버린 느낌이라, 저자가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서 왜 이런 걸 만들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오히려 유성의 인연 쪽에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어쩌면, 사는 데 부족한 건 코믹함 때문이라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미, 충분히 우울하니까, 그런 건 더 부어줘 봐야 감동이 없는 거지...
외려, 콩알 만큼의 코믹함 쪽이 더 반갑고 고마운,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끝에 뭔가가 나오겠지, 하면서 주말 내내 2권, 3권을 읽었는데, 좀.... 아깝다....

~2009.5.31.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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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책일기 2009. 5. 28. 08:32
유성의 인연 1 - 8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요즘, 뭔가 허전하고, 뭔가 불안하고, 뭔가 부족한 마음에,
계속 옛날의 좋았던 걸 뒤적거리다가, 쿠도 칸쿠로 각본의 드라마 유성의 인연을 즐겁게 보고,
원작 소설이 있다는 소리에 구해본 소설이다.

역시 쿠도 칸의 각본쪽이 더 대단해, 라고 생각하지만 원작 쪽도 훌륭한 편.
유명한 작가인 듯 싶으나, 미묘한 장르로 잘 보지 않는 추리/스릴러 전문 쪽인 듯하여 나와는 인연이 없었던 것 같다.

일본추리소설로서는 피 튀기는 것도 절제되어 있고, 제법 경쾌하게 진행되고, 반전도 준비되어 있으며,
인물들도 다양하여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드라마에서도 혹시나 했었던 유키나리의 매력이 소설에서는 더욱 반짝반짝 눈이 부셔 오오오오오~하여,
다시 드라마를 잠시 되돌려 보니, 이런, 카나메 준 군도 반짝반짝~ 하는구나.

이제, 이어서, 백야행 돌입.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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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 게임 - 10점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2009. 4. 9~ 13

마일즈의 전쟁에 이어서 바로 시작!
마일즈의 전쟁만큼 재밌었음 좋겠다고 기도하는 중.

마일즈의 전쟁만큼은 아니었지만, 재밌었다.
여전히 매력적인 인물들이고, 어떤 곳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든 다 어느 정도의 재미는 있을 것 같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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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의 전쟁

책일기 2009. 4. 7. 14:13
마일즈의 전쟁 - 10점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우와. 단 두 페이지만에 주인공의 매력에 폭 빠져버리게 만들다니!
젤라즈니의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젤라즈니의 주인공들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멋지다.
그냥 연예인과 장동건이랄까.
주인공의 매력에 허우적거리면서 더 읽고 싶은 마음에 들썩거리고 있다.

2009.4.6~9

마일즈에게 반해버린 2페이지 이후로, 부졸드의 농담에 다시 반하기까지는 또 한 열 페이지나 걸렸으려나...
자유로운 영혼의 보로코시건 백작부인과, 흉악하도록 못생겼다는 묘사의 보타리 상사, 그리고 마일즈가 완전히 반해있는 그의 아름답고 늘씬한 딸 엘레나,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등장인둘 모두에게, 마일즈가 보이는 애정과 동일한 애정을 보이는 것도 역시 금방이었다.

그래서, 아 이게 차라리 아주 비싼 맛있는 음식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계속해서 생각해 버린 것은,
조금 있으면 다 읽어버릴 것이 너무 아까워서였다.
맛있는 음식이라면, 2인분 3인분 배부를 때까지 먹고 황홀해한 다음에도, 며칠 또는 몇 달이 지난 다음에 또 먹고 즐거워 하고, 또 먹고 행복해 할 수 있을텐데,
이야기라는 건 끝이 있어서, 다시 또 읽을 때는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서 처음처럼 두근거리면서 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너무 맛있어서, 다 먹어 버렸다.
다행한 건, 부졸드가 보로코시건 시리즈로 쓴 책이 14권이나 되고, 그 중에 보르 게임은 다행히도 작년에 한국에도 번역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아침에 거의 다 읽은 것을 보고, 출근하자 마자 주문한 덕에 조금 전에 보르 게임을 손에 넣었다. 퇴근하면서 읽어야지, 야호!)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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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전쟁

책일기 2009. 4. 7. 11:55
영원한 전쟁 - 8점
조 홀드먼 지음, 강수백 옮김/행복한책읽기

노인의 전쟁에 이어서(바로 이어 읽은 건 아니지만 시간적으로는 금방) 다시 우주 보병들의 전쟁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영원한 전쟁이 나온 2007년부터 찜해놓긴 했지만 어쩐지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에 알라딘의 50% 할인에 덥썩 집어들었는데, 오, 괜찮은 선택이었다.
뭔가 이상한 단어들이 잔뜩 나오는 하드SF인가 하고 좀 어려워했는데, 그냥 뛰어넘어도 이야기의 흐름이나 주제에 크게 영향은 없다. 다만 아주 오래전에 아기 시절에 읽었던 과학 관련 무슨 책에서 봤던 광속으로(광속이상이던가?) 움직이는 우주선 위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가서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신선놀음하다 온 것처럼 지구의 시간은 몇 십년이 지난 후라는 이야기가 아주아주 많이 나온다. 뭐, 이 책의 진행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불만은 없지만, 요즘 읽은 SF에서는 이제 잘 등장하지 않는 개념이라 그런지 오래된 소설이라는 느낌이 덕분에 팍팍 느껴진다.

물론 실제로 오래전 소설이 맞기도 하다. 베트남 참전 경험이 있는 저자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70년대에 쓴 소설이라고 한다. 친절한 해석 덕분에, 스타쉽 트루퍼스 이후의 우주 보병 전투에서는 파이팅 수트(또는 강화복)이 기본 장비로 사용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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