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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할 여자들 | 카트리네 마르살 - 교보문고

지구를 구할 여자들 | 바퀴 달린 가방에서 전기차와 AI까지 편견과 차별은 어떻게 혁신을 가로막는가여행 가방에 바퀴를 다는 데 왜 5000년이나 걸렸을까? 전기차가 이미 100년 전에 유행했다고?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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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지 못한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겠거니 하고 짐작만으로 샀는데,
책의 부제에서 눈여겨 봤어야 했던 건 '과학기술사'가 아니라 '페미니스트'였다...

바퀴달린 여행가방 이야기, 20세기 초의 전기차, 우주복을 처음 만든 속옷회사, 블릿첼리까지 읽으면서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 좀 해줄래, 이 책을 계속 읽을 수 있게,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뒤로 이어지는 아이나 비팔크의 보조기, 고래사냥과 벤처캐피탈, 벤처캐피탈이 투자하는 회사의 여성 경영진 비율 등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여기서부터는 꽤 흥미롭게 읽을 수는 있었다.
다만, 기대했던 흥미로운, 내가 몰랐던, 내게 새로운 '과학기술'사라기 보다는,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중세마녀의 특징,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법, 등 '관점'을 새롭게 '과학기술사'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더 신선했다는 쪽이 맞겠다.
가볍게 후루룩 읽어보기엔 나쁘지 않지만, 관점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은 후에야 판단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관점에 많이 동의하긴 어렵다, 라는 이야기...)

다음 책은 나온 줄 몰랐던 무케르지의 세번째 책!!
아침부터, 내일부턴 이걸 읽어야지 하고, 가방에 넣으면서부터 설레었다.
요즘 나를 설레게 하는 건 너무너무 어려운 일인데, 무케르지가 그 어려운 걸 해낸다.

+
삼체 드라마를 보고, 삼체 원작으로 넘어가버렸다....
무케르지의 새 책은 담주에나 시작 가능할 듯 ㅜ.ㅜ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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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같은

전장일기 2024. 4. 26. 08:47

- 어제 필라테스에서 안하던 동작을 두어가지 했더니, 자고 나니 팔꿈치가 아프네.
- 많이 아파?
- 많이는 아니고. 내가 팔꿈치를 펼칠 때 뭔가 똑바로 못펼치고 꼬여있댔나 그랬는데, 몇가지 동작할 때 아프네. 가만 있음 괜찮고.
- 할 때 이야기하지 그랬어.
- 할 때는 아픈 줄 몰랐지. 어제 점핑보드라고 누워서 하는 트렘폴린? 같은 동작을 초반에 시켜서 약간 넋이 나갔던 듯.
- 듣기만 해도 힘들 거 같은데.
- 할 만 하더라구. 하다가 무릎이 좀 아프다고 하니 스프링도 젤 강도가 약한 걸로 바꿔서...
아참, 어제 선생님이 손 마사지를 해주셨는데, 왼손은 덜 아픈데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가 눈물나게 아픈 거야.
왜 아플까 둘이 곰곰 생각해봤는데, 버티컬 마우스를 하루 종일 써서 그런 거 같다, 라고 결론을...
다른 건 차이가 날 게 없으니까. 내가 워낙 근력이 없으니, 마우스 종일 쓰는 것도 근육에 무리를 주는 거 같다고 하시는군.
- 정말. 두부같은 몸이군.
- ... MK. 당신한테 들으니 왠지 살짝 자존심 상하는걸 ㅜ.ㅜ

(몸쓰는 일에는 둘이 서로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사이. MK가 하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MK는 뭘 하든 나보단 잘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든다나...)
(그나저나, 뭐 대단한 마우스 클릭을 하고 산다고, 마우스 쓰는 것만으로 근육통이 오는 건 좀 아니긴 한 듯...)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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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읽힌다

책일기 2024. 4. 25. 09:03

산문집 형태의 책 읽는 걸 싫어한다.
어려서는 이어지는 스토리가 없어서 싫었고,
지금은 긴 호흡의 지식이나 생각의 흐름이 아닌 게 싫다.
읽는 속도가 느려 긴 시간을 들여 오랫동안 책을 읽는 내게, 산문집은 글마다 휙휙 달라지는 주제에 적응하기 위해 토막토막 독서를 중단시키는, 즐겁지 않은 경험을 주는 책 유형이다.

윤선배가, 니가 추천한 에피톤프로젝트 노래 제목이 여기서 온 걸 몰랐냐고 해서 읽기 시작한 책은 꽤 흥미롭긴 했으나,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통 읽히질 않는다.
피곤해서인가, 여러가지 신경쓸 일이 많아서인가 생각했는데,
아침에 가볍게 읽히려나 해서 사뒀던 책은 재밌게 휙휙 읽히는 걸 보니, 역시 책 탓이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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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선곡일기 2024. 4. 23. 08:19

춤 추지 않는 자에게 탱고라는 음악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갑작스럽게 빨라지거나 느려지고 멜로디가 휙휙 바뀌는 탱고를 듣다 보면,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읊조리는 나이든 남자 가수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다보면,
그래, 이건 늙은이들의 노래, 라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찾아오는 기쁨과 열광도,
문득 시작되는 슬픔과 우울함도,
그저 연속해서 이어지는 인생의 한 악절이었을 뿐,
그 어디에서 잘라도 살아야 하는 삶이었고,
어느 마디에서 끝나도 그냥 삶이었다,
하고 노래하는, 그렇게 노래할 수 있는 늙은이의 음악.

https://youtu.be/62p3zZPR8UA?si=DqSOAGw8cnxdnB2d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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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 하이에크

책일기 2024. 4. 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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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 하이에크 | 니컬러스 웝숏 - 교보문고

케인스 하이에크 | 두 거장의 치열한 대립 속에 경제학의 지형이 한눈에 펼쳐진다!세계경제와 정치 지형을 바꾼 세기의 대격돌『케인스 하이에크』.《타임스》창간 편집인이자《뉴욕 선》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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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를 이겨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하이에크는 끝내 매력 발휘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우리는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나는 발버둥치는 인간이 좋고,
그 운명을 읽어낼 수 있는 것도 멋지지만, 병의 원인을 알고 이해하는 데서 그치자고 유전자를 연구하는 게 아닌 것처럼,
실패하고 좌절하더라도 뭘 할 수 있느냐를 알아내려고 버둥대보긴 하는 쪽이 더 좋아서,
(못생겼지만) 압도적인 외모(큰 키와 움푹하게 들어간 훈훈한 느낌의 밤색 눈동자)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남녀를 다 그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케인스 쪽이 읽을수록 더 취향이라,
"나는 발전을 향한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선택한 길에 어떠한 장애물이 있는지 지적하는 일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는 자기 고백은 할 줄 아는 이 오스트리아인에게도 관심을 가져봤지만....
자유지상주의자였네, 외엔 딱히 인상깊지가 않다.
작은 정부, 시장의 확대만으로 이루어진 문제점들이 너무 많아진 세상에서, 그게 하이에크가 못내 부족하다고 했던,
하이에크 추종자들이 제대로 경쟁 시장을 만드는 데 실패한 탓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현실에서 정말로 하이에크가 생각했던 경쟁 시장이 가능한 것이냐, 라는 것은, 특히 투자규모가 아주 큰 공공시설 같은 것에서,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


+
아무리 생각해도 프리드먼까지 읽어야 정리가 좀 될 것 같다.




케인스는 '강제 저축'이론에 대한 하이에크의 설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영국인들이 혹독한 비판의 어감을 담아 쓰는 '흥미롭다 '는 말로 묘사했다.
- 281쪽

처칠은 전쟁 때 자신의 영도력을 인정한 사람들이 감사의 뜻으로 그를 계속 지지하는 게 두려운 모양이다. 유권자들에게 그토록 철저한 환멸을 안겨 준 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 369쪽

트루먼은 언젠가 팔이 하나만 달린 경제학자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농담한 적이 있다. "한편으로는  이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on the other hand 저렇다"식의 경제학자의 말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 415쪽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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