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6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김영하를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지만,
사실 나는 김영하 소설들을 다 읽지도 않았고, 기억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얼마전 친구와의 대화 중에 깨닫고,
갑자기 김영하를 좀 더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두번째가, 최신간인 이 소설집인데, 기대보다는 재미가 없다.
기억엔 몹시 재기발랄한 단편들을 쓰는 작가였는데...


로봇
여행
악어
밀회 : 이게 가장 좋았다. 1인칭 시점의 묘사들이 맘에 든다.
명예살인 : 근래 피부과를 좀 다녀오셨나 싶었달까.
마코토
아이스크림 : 이건 전에 읽었던 작품인데 =_= 나로선 기억하는 몇 안되는 김영하 작품 중 하나.

바다 이야기 1
바다 이야기 2
퀴즈쇼 : 귀엽긴 했는데, 끝이 좀.... 아니 사실 귀엽기엔 너무 무서운 이야기가 들어있기도 했고.
오늘의 커피 : 잘 아는 동네 이야기네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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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책일기 2010. 12. 13. 10:53
낙원 1 - 6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문학동네
모방범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모방범의 등장인물이 다시 주인공.

여전히 참 여러 입장의 사람들을 세심하게 다루는 그 방식이 맘에 든다.
덕분에 당분간은 미야베 소설들을 읽어치....웠으나, 낙원까지가 괜찮은 듯.

뭔가 사회의 병폐, 같은 것을 섬세하게 다루려는 점은 맘에 드는데, 이게 참, 답이 없는 문제들이라서...
결국엔 또 이 이야기인가, 라는 마음이 들어버리게 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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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책일기 2010. 12. 13. 10:29
봄빛 - 8점
정지아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정말로 오랜만에 한국소설.

한국 소설이 이런 느낌이었나 하고 새삼스럽게 괜찮다.
 
늙음에 대해서 꽤나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이 맘에 와 닿는다. 이런저런 상황들과 맞물려서, 늙는 게 서럽구나 싶은 마음.

(늙은내를 위한 향수에는 전적으로 찬성. 그런 의미에서 향수를 써야지 하고 며칠 쓰다가 또 귀찮아서 생략중이었는데 다시 써야 할 듯. 올해는 내내 이렇게 향수 때문에 맘이 왔다 갔다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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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 - 10점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이덴슬리벨

더글라스 아담스의 더크 젠틀리 시리즈 두번째 번역본.

이건 아주 오래전에 홍콩에서 원서를 사놓고선 두어번 시작했다 때려치고 했었는데, 읽어보니 역시 내가 읽기엔 무리였구나 싶다.
이 책이 먼저 나와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신들의 전쟁이 필요했었나 싶다.
비슷한 주제지만, 이쪽이 더 재밌고, 게다가 웃기기까지 하잖아.
아담스의 다른 작품들도 많이 번역해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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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책일기 2010. 8. 12. 20:15
올림픽의 몸값 1 - 10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은행나무

이것은,
원래 올림픽(을 비롯하여, 월드컵,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기타 그냥 대부분의 스포츠경기와 그 모듬들)을 싫어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과,
왜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게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소망이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역시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소설이다.

혼자서, 그 화려한 올림픽에 맞서서, 심지어 야쿠자 조차도 알아서 근신하고, 소매치기조차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은 훔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그 모두의 축제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에게 달려가 뭐라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달까.

어쩔 수 없이 해피엔딩이 아닌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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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 8점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이덴슬리벨
드디어.
아담스의 또다른 연작, 더크 젠틀리 시리즈가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사놓고선 사실 좀 박아놨었는데,(아담스다운 유머가 등장하기까지 워낙 시간이 걸리는 책이다 보니, 몇 장 보다가 어느새 어딘가에 박혀버렸더군요)
좀 익숙해지니 아 역시 아담스 하면서 낄낄대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책이 나오고 얼마 되지 않았는데, 두 번째, 영혼의 길고 어두운 티타임도 번역되어 나와서 그 역시 즐겁게 읽었습니다.
세번째도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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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책일기 2010. 5. 6. 14:50
청춘의 독서 - 10점
유시민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유시민의 책을 제대로 읽은 건 아마도 처음 같네요.
유시민이 읽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실 제가 읽은 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책들인 것 같아요.
특히나, 맹자 부분을 읽을 때는, 제 상황에 딱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었구요.

소개된 책 중에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어봤는데,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어째서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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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책일기 2010. 5. 6. 14:47
사신 치바 - 6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누군가가 무슨 책을 샀더니 사은품으로 달려왔던데 나쁘지 않았다고,
읽을 게 없다고 징징대는 나에게 빌려준 책인데,
정말 사은품으로 주기 딱이다 싶은 책이다.

횡재했다고 기뻐할 만큼 뛰어나진 않고, 그렇다고 쓰레기를 사은품이라고 보내다니 라고 격분할 정도로 나쁘지도 않은,
그냥 만화 보듯 편하게 읽어넘길 수 있는 소설이다.

설정만으로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시리즈로 한참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고만고만한 것들이 그러기는 어려워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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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책일기 2010. 4. 23. 17:05
용의자 X의 헌신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현대문학

드라마로도, 영화로도, 소설로도 너무 유명해서, 제목만으로도 마치 읽은 것 같이 친숙한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가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썼다는 백야행에 대한 실망으로 더는 읽지 않으려고 했었으나, 어쩌다 보니 이건 또 읽고 있더라는.
근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지 않은 덕분인지, 백야행 보다 훨씬 낫다.

딱 요정도가 좋은 듯. 너무 힘쓰지 말고 요만큼만 쓴다면 가끔은 읽어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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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6점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사피엔스21

충격적일 만큼 잔인한 첫 장면에서,
내 피부 만큼이나 건조한 문장들로부터,
그리고 계속되는 기대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희망을 내려놔야 한다는 어느 순간의 깨달음으로부터,
이건 정말 쉽지 않은 책이라는, 
힘들어서 보기를 포기해버렸던 영화들과 같은 녀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권선징악은 촌스러워서 싫지만,
이렇게 직설적인 "권선징악 따위 어딨는건데?", 라는 소설도 힘들어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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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시크하게 - 8점
한상운 지음/로크미디어

재밌다는 사람들 평이 왕왕 보여서, 괜찮을까 불안해하면서 샀는데,
생각보다는 재밌게 읽어 다행.

마초기는 하지만 나름 귀여운 주인공에,
동료들과의 밀고당기기가 맘에 들었다.
다만, 다 읽고 나니 허탈해지는 결말이라는 건 어쩔 수 없다.

중반까지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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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습격사건

책일기 2010. 1. 22. 12:34
야구장 습격사건 - 8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동아일보사

원래, 스포츠라는 건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즐기지를 않는데,
스포츠와 관련된 소설가들의 글 중 몇 개는 꽤 재밌게 읽었다. (피버 피치라든가)

이 야구장 습격사건도 역시 그랬는데,
사실 야구보단, 여행기가 아닌가 싶었다.

특히나 맨 처음의 오키나와 여행 편은, 이거 오키나와 관광청 잡지에 실린 건가 싶을 정도로,
오키나와에 가고 싶게 만들었다.

모처럼, 일본에 가고 싶어, 라는 마음이 불타오르고 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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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미래

책일기 2010. 1. 19. 11:15
경영의 미래 - 6점
게리 해멀, 빌 브린 지음, 권영설 외 옮김/세종서적
제 돈 주고는 살 일이 없는 책인데, 읽으라고 사줘서 읽었습니다.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는데,
정작 제 흥미를 끈 것은, 사명선언문이었습니다.

체내에 이식하는 인공심박기를 만드는 메드트로닉이라는 회사의 사명선언문은,
"사람들이 천수를 건강하게 살자"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식의 사명감과 연결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아무래도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재무쟁이로 10년.
재무쟁이들은 저 회사에서도 회계전표 보면서 '이 전표가 사람들이 천수를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데 일조하는군'이란 생각이 들진 않을 것 같단 말이죠.
재무쟁이들도 인류와 지구에 기여한다는 느낌의 사명선언문이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올해는 이런식으로 이런 책을 두 세권 더 보게 될 것 같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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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블루베어의 13과1/2 인생 1 - 10점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09년 마지막과 10년 처음을 함께 한 책입니다.
역시나,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걸 입증하고 있구요, 
참 병렬식으로 갖은 상상력의 소산을 늘어놓고 있는데, 그걸로도 소설이 되고, 심지어 잘 읽히며 재미도 있게 쓸 수 있다는 것이 아무리 봐도 놀랍고 신기합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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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책

책일기 2009. 12. 24. 17:19
벌써 2009년도 다 가고,
이제 올해의 책을 슬슬 정리해볼 시점이군요.

올해도 역시나, 제 욕심만큼은 책을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
뭐, 다른 바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구요, 걍 TV와 드라마 보기에 푹 빠져 살았던 탓이겠죠.

올해는 소설이 지겨워, 라면서 이런저런 소설이 아닌 책들을 읽은 시절이 잠시 있었네요.
그래봐야 몇 권 되지는 않지만.(대충 헤아려보니 50권 정도. 역시 이 정도 밖에 못 읽는군요 -_-;)


★ 올해의 책
안뜨려는 배
이 책을 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즐거움으로도, 매력적인 문장과 유머로도, 단연코 최고입니다.
존경해 마지않는 모와트 옹께서 부디 이백세까지 사시길.


★ 올해의 비소설
새로운 황제들

양으로도 두껍고, 다루는 시간도 길어서, 읽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새로운 황제들을 올해의 비소설로 꼽습니다.
아무래도 중국 이야기니까요. 가산점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마오와 덩에 대해서 재밌는 분석을 해주었고, 문화혁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 점에 특히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현대 중국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놓치지 않으셔야 할 책이라고 권하고 싶네요.

후보로는, 왜 그런 책을 읽고 그런 걸 고민하냐고 주변에서 말려주었으나, 이런 것도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여전히 믿고 있는, 슬럼, 지구를 뒤덮다와,
간단 명료하게도 "네 꼴을 알고 살아라" 라고 인생의 지침을 주는, 건투를 빈다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기업문화 오디세이 1권도 재밌게 읽었었고, 아이의 사생활도 신기했으며, 어루만지다는 나를 정화해주는 기분이었죠.

★ 올해의 소설
마일즈의 전쟁

올해는 기대보다 재밌는 소설들을 많이 읽었었네요.
여러 작품들이 경쟁하였으나, 역시 저를 매혹시키기론 마일즈 경이 최고였습니다.
SF(또는 무협이려나)에 대한 선입견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 외에도, 최근에 읽은 엔더의 게임도 훌륭한 SF였고, 앨저넌에게 꽃을도 명작입니다.
노인의 전쟁영원한 전쟁도 그렇구요, 멸종도 나쁘지 않았네요.
일본소설도 분투해준 한 해였습니다. 모방범이 특히 훌륭했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스무살, 도쿄도 좋은 성장소설이었습니다.


물론, 실패도 있었죠.
백야행이라는 큰 함정, 픽션도 그랬고, 그 외에도 괜히 읽었다 싶은 것들이 있었죠.

하지만, 돌이켜 보니 그래도 만족도가 높은 책들이 많은 해였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나게 되길 바라면서, 올해의 마지막은, 캡틴 블루베어의 13과 1/2 인생과 함께 보내게 되겠네요.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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