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1 팔리 모왓

책일기 2013. 10. 31. 20:19

이 보물같은 작가를 아빠 서재에서 발굴해 낸 것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기쁜 일이다.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

아빠가 이 책을 기억하시기라도 하는지 다음에 집에 가면 여쭤봐야겠다.

 

나보다 너댓달 전에 태어난 이 오래된 책을,

나는 집을 떠나면서도 챙겨왔고, 앞표지를 잃어버린 지금도 지퍼백에 넣어 책상위에 모셔놓고 있다.

 

어느 우울한 날에, 어느 페이지를 펴도 나를 위로해주던,

이 따뜻한 유머 가득한 책을,

그리고 이 책을 시작으로 내게 멋진 책들을 선물해준 이 작가를,

나는 이제 당당히 내 인생의 작가로 꼽을 수가 있어 기쁘다.

 

이 소중한 책과 다른 책들을 머릿속에서 잠시 비교해본 후에,

 

추천서로는 "울지 않는 늑대"를 꼽기로 한다.

 

치기와 유머와 정보가 적절히 혼합된 사랑스러운 책이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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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에 읽은 책들

책일기 2011. 8. 29. 14:31
6월은, 만화와, 로맨스 재탕으로 보내서. 정말로 읽은 책이 없음;

덕분에 석달이 지났음에도 읽은 책은 한손으로 꼽을 수 있는 지경.


성녀의 구제 :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하나 추가. 트릭이 너무 어처구니 없음 =_= 2.0별
마틴과 존 : 박희정 만화에 영감을 줬겠다 싶어서 들어본 소설인데... 화자가 구별이 안되는; 1.0별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 어쩌다가 들었는데, 푹 빠짐. 지도가 좀 더 친절했음 좋았을텐데. 4.0별
대책없이 해피엔딩 : 두 친구의 수다가 쓸데없는 내 친구들과의 수다처럼 재밌음. 4.0별
왕 여인의 죽음 : 다시 또 스펜서 --; 딱히 주인공이랄 것도 없고, 긴 시대도 아닌 어느 지역을 재해와 재난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책. 그 시절에 그 동네 사람들은 정말 어떻게 버텼을까 짐작도 안가게 암울한 시대. 3.0별

그리고 읽다만 것으로 역시나 스펜서의 강희제가 있음. 책 안읽기 시작한 6월에 읽다 말았음. 나쁘지 않았는데 끝을 보지 못함.

요샌 웬만한 소설보단 잘쓴 역사책들이 더 재밌네.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덕분에 비잔티움에 대한 궁금증이 생김.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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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월 읽은 책들

책일기 2011. 6. 2. 11:50

아 이런. 최소한 두 달에 한 번은 읽은 책 정리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5월이 지나면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석달이 지나버렸다.
이러다 다음 정리는 10월이 되는 거 아닌가 몰라 --;;

어차피 읽은 책은 적어서 무리는 없지만 --;


쿨하게 사과하라 : 이명박+사과 로 검색하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검색 결과가 나온다는데, 그건 아마도, 사과할 일이 많아서 아닐까 싶기도. 2.0별
7년의 밤 : 미야베 미유키 생각 물씬나는 소설. 몰입도 좋고 재미 좋다. 4.5별
엄마, 나는 아직 침팬지에요 : 공감이 하나도 안되는. 지혜는 고사하고 팁도 하나 건지지 못한. 0.5별
천안문 : 번역이 좀 거슬렸으나, 스펜스의 재미가 승. 4.0별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가지 즐거움 : 김연수 좋아. 코끼리 아주 좋아. 4.0별
끝까지 이럴래? : 정말 끝까지 이럴래?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저질. 똥 밟았음. 0.0별
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들을 따라갈까? : 무섭고 유익함. 4.0별
멋진 추락 : 잔잔하니 귀여움. 3.0별
꿈의 도시 : 오쿠다는 굉장히 내 스탈이야. 3.5별


책상옆에 쌓아놓은 책들이 줄지를 않아...
여튼 다시 스펜스로 돌아가서, 강희제 읽는 중.
너무너무 재밌게 읽은 반역의 책, 추천했더니 빌려달라고 하여 빌려드렸더니, 그냥그랬다고, 강희제도 재밌다고 했더니, 이제 그만 됐다고 하셔서 조금 서운. 진짜 재밌는데 반역의 책. 5.0별 짜린데 말야.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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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읽은 책

책일기 2011. 2. 25. 14:01
소년을 위로해줘(은희경) : 은희경은 예전에 오렌지 참 재밌게 읽었지... 2.5별
룽산으로의 귀향(조너선 D.스펜스)  : 역시 스펜스가 읊어주는 중국역사가 재밌음. 4.5별
칠레의 밤(로베르토 볼라뇨) : 특이하다 진짜... 3.5별
갈릴레오의 고뇌(히가시노 게이고)  : 이정도가 무난한 듯 3.0별
달콤한 나의 도시(정이현) : 그닥... 와닿지가 않아... 2.5별
왜 도덕인가(마이클 샌델) : 남들 다 읽는 정의란 무엇인가 대신 얻은 책. 읽다 말았음. 3.5별
샌드맨-꿈사냥꾼(닐 게이먼) : 유명짜한 샌드맨 만화는 못보고 꿈사냥꾼만... 좋네... 4.5별
뒤집힌 세계(테리 프래쳇) : 송경아님이 번역하실 만한 책. 5.0별


도통 책이라곤 읽기 싫은 그 한가운데에서, 정말로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지조차 않은 날들도 제법되는 이월.
읽은 책은 저 정도.
이래저래 사거나 얻은 책들이 쌓여있으니 봄과 함께 읽어봤음 좋겠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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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책

책일기 2010. 12. 31. 21:37
앞으로 짧으면 1년, 길면 2년 정도는 연말엔 늘 보신각 타종과 함께 퇴근할 게 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할 일은 많고, 사고도 쳤고, 갖은 걱정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간단하게 올해의 책이나 꼽아보렵니다.


★ 올해의 책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오랜만에 좋은 문장으로 눈을 씻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올해의 책은 장석주 선생님의 책을 꼽습니다.
사실 선생의 책 중 읽은 것은 이게 유일합니다만.


★ 올해의 비소설
청춘의 독서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만, 좋은 책이었고,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해주시네요.
읽어보셔도 좋을 듯.

언제나 그렇지만, 올해는 특히나 소설만 읽었나 봅니다.
눈에 띄는 비소설들이 더더욱 적습니다.

읽은 것들 중엔, 간송 전형필이 간송미술관에 대한 존경심을 명확하게 해주었고, 완벽한 가격은 이케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접게 해주었습니다. 행복의 조건은 친구와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해주었고, 욕망의 진화왜 똑똑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 올해의 소설집
봄빛

유쾌한 소설은 아닙니다만, 노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들입니다. 의외로 이 소설이 지금 그냥 눈에 띄네요.

올해는 장편소설보다 소설집들이 괜찮은 게 많았네요.
그저 좋은 사람도 좋았었고, 모군이 추천해준 달려라 아비도 좀 부끄러웠지만 좋았고, 멋진 하루,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등이 귀여웠습니다.


★ 올해의 소설
올림픽의 몸값

주제가 너무 제 취향이죠.

더크 젠틀리 시리즈가 번역된 것도 고마웠고, 전혀 다른 장르에서 외려 재밌었던 도키오, 나름 재밌게는 읽었으나 뒤가 좀 아쉬웠던 무심한 듯 시크하게, 오랜만에 듣는 옛날 이야기 같은 장난감 도시, 청춘의 독서 덕분에 알게 된 멋진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던 캡틴 블루베어의 13과 1/2 인생,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 등이 재밌었네요.


★ 올해의 로맨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하지만 무엇보다, 이 두 권의 연작 로맨스를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한 해입니다.
오랜만에 두근두근 설레면서 기쁘게 읽었습니다.;;
 



자아, 여기까지. 내년에는 올해 산 책들과, 선물받을 시집을 좀 읽어볼까 싶네요.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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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책일기 2010. 12. 16. 14:35
그저 좋은 사람 - 8점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마음산책

인도계 미국인인 작가의 삶이 어땠을지 조금 짐작이 되는 이야기들.
부모와 자식의 세대차이라는 게 다른 나라에서 자란 이들만 할까 싶어서, 인도에서 자란 부모와, 그 부모들이 정착한 새로운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자식들의 차이가 보여지는 부분들이 인상깊다.
잔잔하게 다루는 어른이 된 자식들과 늙은 부모들의 이야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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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 10점
신경림 지음, 송영방 그림/문학의문학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를 읽은 후에 같은 시리즈 중에서 제목이 좋아서 골라 읽은 책.
딱 제목만 봐도 느낌이 오지 않는가.
나도, 내 친구들도, 못나서 그런지, 만나기만 해도 나는 어찌나 좋던지 말이다.

책은 절반 정도는 신경림 시인의 성장기 이이기. 꽤나 암울했던 시대에 태어나 자라왔기에, 슬프고 아프고 어두운 일들도 많았던 성장기지만, 그걸 딱 정말 남의 일처럼 묘사한 것이 맘에 든다.
남의 일인 게지... 즐거운 일도, 슬픈 일도.

그리고 다른 시인들, 문인들과의 이야기가 반인데, 이쪽도 참 눈물나는 이야기들이 많다.

오랜만에, 시가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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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 10점
장석주 지음, 송영방 그림/문학의문학

제목이 맘에 들어서 집어왔는데, 몹시 좋아서 좋다좋다 하면서 읽은 책.

맨날 번역된 소설들만 읽다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우리말 문장들을 읽으니, 눈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소개된 문장들과 시도 좋았고, 내가 좋아했던 책을 번역했던 최승자 선생의 이야기도 반가웠다.

시를 시로 읽지 못하고, 이렇게만 읽을 수 있는 나로서는 고맙기 그지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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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10점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민음사

청춘의 독서에서 알게 되어 읽을 수 있었던 책이고, 그랬던 만큼 청춘의 독서에 별 하나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책임한 언론 때문에 카타리나 블룸 본인의 인생과 주변 사람들의 인생조차 엉망이 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언론에 대한 질타를 보내고 있다.

여전히, 언론에 의해 휘둘리는 우리를 생각해볼 때, 여전히 무서운 주제.

요즘엔 언론과 더불어서 인터넷 여론몰이 또한 한 가닥 하고 있으니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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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 10점
정은궐 지음/파란미디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속편.
이쪽도 역시, 로맨스, 시대배경 묘사, 캐릭터 다 좋고,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들(청벽서, 두 영감님)조차 귀여워서, 이건 정말 만화구나 싶다.

귀여움이 철철철.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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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10점
정은궐 지음/파란미디어

이 책 시리즈가 재밌단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듣고서는 궁금해다가 1권을 빌렸는데, 2권이 없어서, 새치기를 몰래 해서 읽었을 지경 --;

몹시 훌륭하다.
로맨스는 로맨스대로 훌륭하고,
성균관 생활에 대한 묘사도 왠지 자료 조사 많이 했을 것 같은 섬세함이 엿보이고,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좋다;;

드라마보다 훨씬 재미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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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6점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작가정신

몹시 귀여운 단편이 하나 있어서, 책 전체가 좋아졌다.
근데 어째서 몹시 귀여웠다고 생각했는지는 이제 기억이 나질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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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책일기 2010. 12. 14. 13:39
달려라, 아비 - 8점
김애란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모군이 몹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궁금해져서, 빌려다 놓은지 거의 한달만에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 시작한지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나의 20대가 그대로 묘사된 것 같아서, 흠칫 흠칫, 내가 썼나 싶을 정도로 똑같은 감정들이라서, 어쩐지 읽으면서도 좀 부끄러웠다.
다른 소설들도 궁금해지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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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책일기 2010. 12. 13. 19:27
간송 전형필 - 8점
이충렬 지음/김영사

그러니까 그게 벌써 십몇년 전의 일이 된 것이다.
어느 수업시간의 숙제였는지를 위해서 간송미술관을 휘적휘적 찾아갔다가, 그 작고도 빼곡한 미술관을 보고서, 참 좋다 하던 날이.
가끔씩 간송미술관 전시 뉴스를 접하고, 아 올 가을엔 거길 한 번 더, 라고 생각해보지만, 그 때 이후론 가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미술관의 정원과, 전시가 가끔 생각이 나서 참 좋았다, 하고 떠올려 보기에,
이 책이 반가워서 얼른 집어왔었다.

첫부분의 간송 예찬에는 손발이 오글오글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었지만,
저자가 첫부분에 너무 힘을 주어서 그랬던 것 뿐, 외려 뒤로 가면서는 차분해지는 묘사들이 괜찮았다.
그 시대의 다른 수집가들과 간송의 행보를 대조적으로 보여주어서 간송의 위대함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유전자를 통해서만 물려줄 수 있겠지만,
그 깨달음을 알고 계셨기에, 다른 방안을 강구하셨으리라 믿고, 그게 멋지다, 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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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책일기 2010. 12. 13. 18:09
검은 꽃 - 8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모군과,
김영하 역대 단편집 중 최고를 꼽는다면?
으로 시작되는 대화 끝에,
나는 데뷔작을, 모군은 검은 꽃을 김영하 작품 중 최고로 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내가 검은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해서, 대체 내 기억력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가 아니라, 무슨 일이 일어났든 간에, 모군이 최고로 꼽는 소설을 구경이나 해보자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아 이런, 나 이 책 안 읽었었다...

소설은, 모군 말대로 노력을 해서 쓴 것 같고, 재미도 있고, 잘 읽힌다.
그리고, 소재 또한, 꽤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다뤘다고 하는데, 내 기억 내에선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던 탓에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훑다시피 때로는 건조하게 다루는 것도 좋았고.
하지만, 역시, 김영하 작품 중 최고는 데뷔작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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