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기회

책일기 2016. 2. 17. 12:25
싸울 기회 - 10점
엘리자베스 워런 지음, 박산호 옮김/에쎄



(한 사람으로부터) 무수한 추천의 말을 듣고 구매해놓은 뒤 3개월 정도 묵혔다가 시작했는데, 주륵주륵 울면서 읽기를 마쳤다. 아니 마친 줄 알았는데, 주석이, (원래 본문 아래쪽에 있는 주석 아니면 뒤까지 들추면서 확인해 읽지 않는 게으른 버릇이 있다 보니, 책 다 읽고, 감사의 글 다 읽은 후에 주석을 보다가 깜짝 놀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비록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귀찮았어도 그때그때 주석 읽는 거였는데!) 주석마저 주옥같아서, 책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 거냐고, 따져묻고 싶을 지경.


오글거리게 비장하지 않고, 그냥 소신대로, 믿는 대로 살아온 삶을, 흔한 일상을 사는 것처럼 풀어내고 있는데, 그러면서 그가 해낸 일들이 너무 엄청나고 소중한 것들이라, 존경과 부러움으로 뒤덮이게 된다.


아니 진짜, 꼭 읽어보길 바란다.

뭐라고 설명하든, 그보다 더 대단한 책이다.


+ 훌륭하니까 오랜만에 책 선물.

한국 배송주소인 경우에 한해, 선착순 2명에게 선물하겠음!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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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다.


오늘은 이걸로 웃고 시작하기.



"셀러리 주세요." "셀러리 없수." "요전에 왔을 때도 없었잖아요." 가게 영감은 나와 동년배다. 그러보 보니 파슬리도 없었다.

"내가 싫어해서. 냄새가 고약하니까." 영감이 말했다.

"뭐라고요? 여긴 채소 가게잖아요." "냄새나는 건 싫다고 했잖수." 나는 깜짝 놀라 입만 우물거렸다.

"남는 건 집에 들고 가서 먹어야 한다고. 그래서 안 들여놓는 거요." "흠, 그럼 언제 오든 없겠네요." "내가 싫어하니까."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오는 영감이다.

- p. 82





주옥들은 수집중.


내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 지나치게 많지만 사사코 씨에게는 아무래도 좋지 않은 일이 지나치게 많다.

- p.45



"대견한데? 저런 우익 할머니랑 대화도 나누고." 자손을 칭찬하자 "난 상대에 따라 이야기를 맞출 수 있거든. 엄마는 뿌리를 박고 움직이질 않으니까 자기중심적인 거야"하고 시비를 걸어왔다.

"뭐라고? 내 어디가!" "거봐, 엄만 솔직하게 '맞아'라고 인정하는 법이 없다니까." "하지만 난...." "봐, 금방 '하지만' '그렇지만'하고 반박하잖아." "그런 적 없어." "방금도 말했잖아. '그런 적 없어'라고." 나는 입을 다물었다. 나도 엄마가 "그런 적 없어"라고 말할 때가 가장 싫었다. 풀이 죽었다. 나는 우리 엄마랑 똑같은 건가. 이건 유전일까. 좀 더 빨리 말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앞으로 조심해야지.

"나, 다른 사람이랑 얘기할 때도 그래?" "나야 모르지. 하지만 분명 그럴걸?" 나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입을 다문 채 쓰레기 버릴 준비를 했다.

"너도 쓰레기 좀 버려. 맨날 엄마만 시키고." "그런 적 없어!" 자손은 큰 소리로 외쳤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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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The King

책일기 2015. 9. 25. 10:05
더 킹 The King 2 - 8점
권교정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암투병중이신 권교정씨가, 병원비가 없어서 쓴 책이란 이야기도 있고 (사실 확인 안됨) 한데,

만화가의 첫 소설인 만큼 그럴지도 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게다가 출판사가 무려 학산문화사. 출판사 이름을 발견하고 "오~ 의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역시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몇권이 완결일지는 모르겠지만, 기력이 닿으신다면 꽤 장편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타르할 시대와 현재로 나뉘어서 이야기가 챕터별로 진행되는데, 핑크 드래곤 등장 이후로 압도적으로 타르할 시대가 지루해진다 =_=

타르할 시대에선 다스다른의 기름기와 어드인과 다스다른의 밀당 외에는 진행되는 일이 없다.

반면 현재에선 핑크 드래곤에 이어 녹색 용까지 등장하니, 어서 3권이 기다려질 뿐이고.

드래곤들이란 어찌나 매력적인 존재들인지...

 

워낙 잡다한 이야기들이 많이 끼어들어서 소설임에도 전개가 빠른가? 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10권 쓰신다면 느리지 않다고 봐줄지도) 이걸 만화로 그렸으면, 2,000% 쯤 연재중단에, 완결이 안됐을 것이 너무 뻔하기에, 제발 소설이라도 완결하시라고 빌 뿐이다.

 

더불어 헬무트도 그냥 소설로라도 완결해주시면 더 없이 기쁘겠다.

청년 데트의 모험과 디오티마는 가끔씩이라도 업데이트 되니까 기다리는 걸로 하고.

하는 김에 유시진씨도 그냥 신명기나 미스티는 소설로 쓰시는 게 어떠신가 하는 생각도... 쿨핫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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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네코

책일기 2015. 6. 17. 15:29
나오미와 가나코 - 8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예담

 

 

음...

재밌게 읽긴 했는데, 많이 안타깝네.

예전에 누구 하나 죽여놓고 시체 이미지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보던 영화처럼,

저런 건 하나 죽였더라도 일상이 유지되면서 살아줬음 좋았을 텐데.

 

억지로 해피엔딩으로 끌어가려던 것 같아서, 리아케미 언니가 좀 더 화끈하게 도와줄 줄 알았는데 어중간해서, 읽고 난 기분이 어째 오쿠다 책이 맞았나 싶다.

별 세개 주기도, 네 개 주기도 어중간한, 딱 고만한 소설.

 

소장하지 않고 처분하고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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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 10점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열린책들

 

 

7인의 작가전이라는 걸 하고 있는데, 꽤 구미 당기는 소설들이 있다.

1차는 끝나고 현재는 2차 진행중인데 2차도 재밌는 게 있어서 열심히 읽고 있다.

 

와 공짜 소설, 하면서 읽다보니 흥미로운 어느 지점에서 이야기가 뚝 끊어지면서, 곧 출간합니다, 사서 보세요, 해서 살짝 속은 기분이었지만, 또 이런 건 완전 낚여도 기분 괜찮으니까.

 

얼마전에 카카오페이지에 낚여서 벽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던가 이런 걸 읽고 좀 짜증났었는데,

이 책은 끝까지 귀엽귀엽해서 아주 즐겁게 낚여서 다행이야 하는 중이다.

 

중간이 살짝 지루해지기도 하지만, 중반 이후까지만 좀 참으면, 나머지는 끝까지 재밌다.

 

무심한 절대자가 아닌, 인간에게 아무 것도 금지하지 않고, 능력껏 인간의 생명을 구하려는, 이 선한 신이 참 정이 간다....

 

곰곰 생각해보니, 영화화하기에도 딱이네. 아벨 역은 빌 나이 아저씨가 해도 완전 귀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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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 상 - 10점
스티븐 킹 지음, 최수민 옮김/문학세계사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나서 잡았다가, 며칠 내내 헤어나지 못하고 상/하권을 주루룩 해치웠다.

좋아하는 안소니 홉킨스가 등장했던 영화도 잠깐씩 떠오르면서,

킹이 묘사한 테드가 안소니보다 많이 못하다는 생각도 하고.

 

디펜베이커가 말하던,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대였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뭐든지 보기만 했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서 박힌다.

요즘엔 참, 소명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위대한가 생각하고 있다.

몇가지 믿는 것들이 있지만, 믿는 것을 따라살기엔 내가 얼마나 비겁한가도.

 

테드를 통해, 총잡이 시리즈와의 연결을 놓지 않고 있는데,

이제는 총잡이 시리즈 같이 우울한 느낌의 책들을 잡을 생각조차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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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0

책일기 2014. 11. 21. 10:29
레벌루션 No.0 - 10점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북폴리오

 

아 좋다.

간만에 참 웃으면서 책을 읽은 기분이다.

더 좀비스 시리즈 마지막이라는 게 좀 서운하긴 하지만, 뭐 어떤가.

꿀꿀한 날에 우리 자주 만나도록 하자.

 

그런 의미에서 레볼루션 No.3를 새로 사야겠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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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운

책일기 2014. 11. 13. 11:32

어차피 책으로 소장하기엔 부피도 너무 크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들고, 들고 앉아 읽을 시간도 없고 등등.

해서, 얼마전에 한 오만원 네이버 캐쉬로 쌓아놓고, 핸드폰으로 만화책 일기를 하고 있는데,

덕분에 발굴한 게,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있고,

윤지운이라는 작가가 있다.

 

파한집은 백귀야행을 좀 더 감정적으로 그려놓은 느낌이고,

달이 머무는 자리는 뭐 공감하기엔 너무 어린 애들이잖아 했는데 의외로 감정 몰입이 되고,

디어 왈츠도 꽤 재밌게 보고 있다.

덕분에, 주인공 나이나, 신분이 문제가 아니라 다루는 감정과 생각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오랜만에 감성 충만한 순정만화 읽으니 참 좋다.

언급한 작품들은 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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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사건수첩

책일기 2014. 10. 17. 14:49

근래, 갑자기 밤을 걷는 선비 뒷이야기들이 궁금해져서 만화책들을 뒤적뒤적하다가,

이 괜찮은 작품을 발견하였다.

허윤미의 임금님의 사건수첩.

4권으로 완결인데, 약간의 고증과 잘꾸린 이야기를 귀여운 그림과 대사들로 풀어내고 있다.

오랜만에 흐뭇한 마음으로 한국 만화를 읽게 되어 몹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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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책일기 2014. 10. 7. 12:18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185502076

 

안티-스트레스 컬러링 북이라는데,

복잡한 그림을 보는 순간 확 화가 치밀어 오름 =_=

저런 그림을 칠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사람이란,

한가한 사람인 건가,

스트레스가 너무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사람인 건가,

어느 쪽이든 지금의 나는 해당 사항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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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

책일기 2014. 9. 2. 15:29

장수하시기는 했지만, 언제나 조마조마했었던, Farley Mowat 옹이 지난 5월에 별세하신 것을 여태 모르고 있었다. 오랜만에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 생각이 나서 검색해보니, 위키피디아에 사망일이 뜨는구나.

슬프다, 위대하고 유쾌한 지성이 또 하나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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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는 건 아니다.

이렇게 수다도 떨고, 퍼드도 열심히 하고 있고;;

 

여유가 없을 뿐.

좋은 책을 만나도 차마 손에 넣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겠다.

아니 좋은 책일 수록 더욱 몰입할 수 없는 처지임에 감히 손내밀어 볼 마음조차 품지 못하겠다.

 

어서 빨리 모든 게 일단락 되고,

책을 잡아볼 여유를 가져봤으면 좋겠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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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그냥 헤아리기 위한 목적 밖에 없고,

순서는 그냥 생각나는 순서임.(더 좋아하거나 더 많이 추천하는 거 아님)

 

오쿠다 히데오를 제대로 발견하기는 역시

"남쪽으로 튀어"가 될 거고,

재발견하기는 "올림픽의 몸값"이 되겠다.

 

내게 오쿠다 히데오는 올림픽의 몸값 전과 후의 가치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 전에는 가끔 굉장히 유쾌한 소설을 쓰는 재기발랄한 작가였고,

지금은 세상을 꽤나 정확하게 보고 있는 날카로움과 유머를 겸비한 작가님이시다.

 

아마 라라피포나 최악을 올림픽의 몸값 이전에 봤다면 이건 뭐야 하고 던져버렸겠지만

올림픽의 몸값 이후로는 참 냉정하게도 보는구나 하고 조금 싫어하면서도 감탄하게 되었달까.

 

 

그래서, 추천하기로는 역시 올림픽의 몸값을 첫번째로,

두번째는 남쪽으로 튀어,

그 외는 사실 읽고 싶으면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읽으시든가 마시든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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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적 좋아하던 작가들 책을 짐정리 중에 다 처분하는 중이라,

최근에 재독하지 않은 경우 꼽기가 힘이 든다.

 

한 1년 이상은 스펜스 책을 읽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스펜스는 인생의 작가 중 하나로 들 수 있겠다.

 

그러니까 여전히 몹시 존중하는 책선생을 통해서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대 중국을 찾아서 라는 놀라운 역사책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두꺼운 책을 참 열심히도 들고 다니면서 읽었는데

어찌나 재미가 있는지 웬만한 소설보다 훠어어어얼씬 흥미진진했었다.

점잖고 정리된 문체도 좋고 익숙하지 않은 사실들도 몹시 매력적이었다.

 

그 외에도 천안문도 재미있었고,

반역의 책은 너무너무 재밌다고 추천했다가 반응이 시큰둥해서 상처 입었으며

왕여인의 죽음은 서민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지나치게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조금 무서웠었지만 역시 책은 흥미로웠다.

 

역시 권하기로는 현대 중국을 찾아서, 를 드는 게 맞겠다.

역사 좋아하시는 분들, 중국 역사 관심 많으신 분들께는 필독서로 권할 만한 책이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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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아마도 주식회사 천재패밀리.

동아리방에서 굴러다니던 것을 주워 읽은 것 같은데,

아 이게 너무 웃긴 거지.

근데 그린이 나왔는데 얘도 완전 웃겨.

그리고서 노다메 칸타빌레가 나왔는데 이건 초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싫지가 않아.

이번엔 87 Clockers라는 기괴한 만화가 나왔는데 어쩔 수 없이 얘마저 보고 있다는,

 

요즈음 낙도 시간도 없어서,

웃긴 게 최고라서,

그래서 수많은 만화가 중에 니노미야가 첫번째 꼽히고 말았다는.

 

쏘리, 유시진, 사사키 노리코, 그 외 기억나지 않는 다른 분들도.

 

여튼, 역시 추천은 주식회사 천재패밀리.

전세계를 아우르는 그 호탕한 4차원을 맛볼 수 있고, 무엇보다 노다메 보단 베스트셀러가 아니니까 =_=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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