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일기'에 해당되는 글 59건

  1. 2024.04.08 누굴까 2
  2. 2024.04.04 머랭
  3. 2024.04.01 만*절
  4. 2024.03.29 가기 싫다
  5. 2024.03.28 불초제자는...
  6. 2024.03.27 板舞
  7. 2024.03.25 12화
  8. 2024.03.22 너무 진리
  9. 2024.03.21 열심히 읽은
  10. 2024.03.20 도심방향
  11. 2024.03.18 희석
  12. 2024.03.16 오랜만에 2
  13. 2024.03.15 One fine dinner
  14. 2024.03.10 그럴 수 있죠
  15. 2024.03.09

누굴까

전장일기 2024. 4. 8. 09:59

내일 점심 나랑 먹을 사람이 누굴까...

일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개인적인 약속은 그냥 점심 또는 일정 이라고만 써놓고 누구랑 잡은 건지 안써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내일 점심처럼 누구랑 잡은 건지 통 기억이 안나는 날도 꽤 있다...
끝끝내 연락이 없어서 혼자 먹은 날도 없지 않았고....
(다른 날로 바뀐 걸 까먹고 정리 안했거나, 또는 나처럼 점심이라고만 써놓고 누구랑 잡은 건지 기억해내지 못한 일행 탓이라고 짐작할 뿐)

내일 점심도 내일 오전까지 누군가는 연락하겠거니 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아무도 연락이 없음 모... 나랑 먹지 뭐...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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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랭

전장일기 2024. 4. 4. 08:58

요즘 몸개그가 물이 올랐나...

선생님은, 너무 잘 웃으시는데, 이번 수업에선 당신이 잘 웃는 걸 내 탓을 하신다.
"저 원래 수업할 때 진짜 안웃거든요. 근데 회원님 얼굴에 개구짐이 가득해서 안 웃을 수가 없어요. 거울 가져와서 보여드리고 싶네. 아니면 웃상? 이신가요?"
..... 아닐걸요....

"저 살려고 운동하는 사람인데, 완전 진지하거든요."
궁서체 급의 진지함을 호소하지만, 선생님은 웃으시고, 결국 나도 따라 웃고...

다시 시작되는 팔 운동에 절망하며, 내 팔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투덜대자, 팔뚝을 만져보시곤 말씀하신다.
"머랭 같네요."
"슬라임 아니구요?"
"슬라임은 나름 단단하거든요. 머랭 같아요."
"구운 머랭이요, 굽기 전의 머랭이요?"
(그게 또 그때 궁금하다니...)
"머랭 쿠키는 단단하잖아요. 걍 막 쳐올린 머랭이요, 후후 불면 날리는. 열심히 쳐서 더 단단하게 올립시다."

머랭 쿠키가 단단하긴 해도 얼마나 잘 부스러지는데, 손으로 눌러 가루가 나버린 머랭 쿠키 가루 같은 마음에 어울리는,
한참 쳐올리는 중의 머랭 같은 근육을 갖고 있다는 이 조화로움에 자부심을 느껴야 하려나.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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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절

전장일기 2024. 4. 1. 12:34

오늘은 만*절인데,
오늘 가장 놀라운, 거짓말인줄 알았으나 아니었던 말은
오늘이 벌써 4월이라는 것이었다.


+
이번 주말이면 꽃이 다 피고 지기까지 할 기세.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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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싫다

전장일기 2024. 3. 29. 14:52

금요일 오후 세시에
진짜 이 회의에 가야하나요 ㅜㅜ

+
만세!
역시 팔자에 일복이 없음이 확실함.
세 시에 두 개가 겹쳐 있던 회의 두 개가 다 취소되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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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초제자는...

전장일기 2024. 3. 28. 09:10

선생님, 자꾸 웃기시면 불초제자는 안그래도 없는 힘이 더 안들어가요. ㅜ.ㅜ

새 필라테스 선생님은 긍정적이시고 참 좋으신 분인데 농담에 욕심이 있으신 것 같다...
(저도 운동엔 없지만 농담엔 욕심있어요 선생님)


1회차 수업
가동범위가 안나오니 마사지부터 시작하셨고, 대체로 어디든 만지면 다 아파서 소리를 냈다.
- 아!
- 아? 어디가 아프신 걸까요? 근육이 있나 싶은데 ... 이런 몸 정말 오랜만이에요...

..... 근육 아니고 지방이 아픈가 봅니다....


2회차 수업
누워서 상체 운동에 집중하다 보니....
- 이런... 하체를 너무 릴렉스 하고 계시네요. 발끝을 하늘로 세워주세요.
라고 하셔서 말씀하신 대로 했는데... 하다보니 다시 또 하체는 자유를 찾았고, 그걸 발견하신 선생님이 손을 아래로 내리시는 걸 눈치채고는 급하게 발끝을 세웠다.
- 미모사 잎인줄 알았네요. 손만 댔는데 바로 세워져서.

... 칭찬인가...(그럴리가.)


3회차 수업
동작이 또 안나오자 선생님이 직접 마사지를 하시며 말씀하셨다.
- 몸이 슬라임 같아요.

... 그래도 인바디하면 근육량 표준에 드는데요... 근육이 다 지방처럼 생긴 건가...


4회차 수업
고개를 돌리는 동작이 제대로 안나오자,
- 동작이 안나오면 고개를 떨어뜨려서 그 동작을 하려고 하시는데요.
- 아. 그게 제가 의도가. 알고서. 아니. 네. 그렇죠.
- ㅋㅋㅋ 그쵸. 인지하고 떨어뜨리시는 건 아니죠.

나는 P인데, 내 몸은 훨씬 더 P라서, 진짜 의도나 계획이 없는, 생긴대로 움직일 뿐이라는 걸....


선생님이 내 몸을 너무 재밌어하시니, 몸개그하는 뿌듯함은 있는 걸로...
(농담에만 욕심을 냈는데, 몸개그는 그냥 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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板舞

전장일기 2024. 3. 27. 11:02

높이 뛰어 올라 멀리 보면,
끝닿은 곳 없는 하늘도 예쁘고,
저 멀리 자리한 산도 예쁘고,
밤새 차오른 생기와 함께,
널을 뛰어 오르자.

공중에만 머무를 수 없긴 해도
바닥에만 붙어있을 일도 없으니.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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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전장일기 2024. 3. 25. 18:11

당신이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길 바랄 거야.
숙취로 고생하는 날이 하루도 없길 바랄 거야.


해방일지를 재시청중이다.
명대사가 행진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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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진리

전장일기 2024. 3. 22. 18:29


When you're dead, you don't even know that you're dead.
It's only painful for others.
The same applies when you're stupid.

8년 전에 처음 이 문구를 봤을 땐 그냥 너무 웃겨 좋아했는데,
살아볼 수록 너무 진리라, 가끔 뼈아플 정도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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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읽은

전장일기 2024. 3. 21. 09:36

열심히 읽은 나,
이제는 다시 본래의 취미인 쌓기로 돌아가 보자.

책 추천 받습니다 :)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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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방향

전장일기 2024. 3. 20. 11:29

네 명이 한 차로 5시가 넘은 시간에 강남으로 출발을 하니, 평소보다 3배쯤 시간이 걸렸다.
1호 터널을 지나는데, 혼잡 통*료가 1/15부터는 도심방향만 징수한다는 안내가 성의없게 걸려있었다.

보통 강남방향으로 내려갈 때 막히는 것만 보다보니, 잠시 헷갈려서,
"도심방향이 어느 방향이지?"라고 내뱉자 마자 득달같이 공격이 들어왔다.

- 강남 키즈도 아니면서
- 강남 이사간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 강남에서 태어나서 쭉 살았으면 강남 외엔 모르니까 그럴 수 있다 쳐도
- 강남에 너무 빠르게 적응하는 거 아냐?

...

난 그냥 맨날 다니는 1호 터널도,
신세계본점 지나면 나오는 터널과 헷갈리고,
낡고 긴 터널은 몇 호 터널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지리 잘 모를 뿐인데...

내가, 강남 키즈인양 하는 걸 잘할 줄 몰랐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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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석

전장일기 2024. 3. 18. 18:20

인스타를 멍하니 보던 시절에,
햇살좋은 테라스에 놓인 유리잔을 보여주던 동영상을 봤었다.
깨끗하던 물컵에 뭔가 흙탕물을 만들었던가, 아니면 염료를 넣었던가 깨끗하지 않게 만들고선,
꽤 큰 물 항아리를 들고 계속해서 물을 붓고,
그 흙탕물인지, 염료를 탄 물인지를 컵밖으로 흘러내리게 해서,
새롭게 깨끗한 물로 채우는 동영상이었다.

멘트는 뭔가 나쁜 생각을 비우는 방법이라거나,
나쁜 감정을 비우는 방법이라거나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다.
다만 새로운 걸로 가득 채운다면 예전의 것을 바꿔낼 수 있어, 라는 메시지였던 것 같다.

난 요즘, 바다는 바꿔내기는 커녕 희석하는 방법조차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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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장일기 2024. 3. 16. 07:23

버스로 왕복해서 당일로 집에 다녀오기로 했다.
이 멀미날 것 같은 버스 냄새도 오랜만.

+
샷을 추가하고 우유를 줄여달라해서 원하는 커피맛에 최대한 가깝게 되려나 했는데...
그렇게 쉬운 맛이 아니지...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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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fine dinner

전장일기 2024. 3. 15. 08:45

첫째로 취지가 좋았다.
30년 근속하신 선배님들의 보스가 되신 후배님께서 선배님들의 노고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두번째로 술이 멋졌다.
직접 일본에서 사왔다던 야마자키 12년산을 내놓으셨고, 달지 않고 적당한 산미의 리슬링 와인을 다섯병 준비해 오셨다.

세번째로 음식이 훌륭했다.
사장 내외가 본인들이 얼마나 좋은 재료를 특별하게 손질했는지에 대한 자부심으로 음식 설명을 하나하나 해주시고, 거기에 호스트인 보스를 위해 특별히 내놓는 음식들도 있다며 대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하셨다.
꼭 간장없이 드셔야 하고, 꼭 와사비 많이 넣어 드셔야 하고, 꼭 바로 드셔야 하는 음식들...

네번째로 곳곳에 놓인 생화 장식이 이뻤다.
내놓는 재료들 만큼이나 싱싱한 생화들이 다양하게 꽂힌 꽃병이 줄줄이 늘어서서 조화인가 만져보면 모두 생화였다.

다섯번째로 참석자들도 괜찮았다.
다들 적당히 분위기 맞추고, 대접을 기쁘게 받아주고, 옆에서 음식도 술도 훌륭하다고 추임새 넣어주고....
술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근데, 그냥 피곤하고 안가고 싶다...는 건 내가 문제겠지 ㅎㅎㅎ
너무 많이 먹는 자리가 다 싫다....
지금 많이 먹어둬, 나이들면 맛있는 것도 없어진다, 라고 하시던, 20년전 어떤 분의 말씀이 부쩍 생각나는 요즘이다.

+
결국 머리가 아파 타이레놀을 먹었다.
할일이 많을 때, 어느 수준 이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은데,
그걸 방해하는 요인들을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오늘 아무 일도 없이 노는 날이었다면 어제의 회식이 안싫었을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진짜 잘 모르겠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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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죠

전장일기 2024. 3. 10. 21:29

새 필라테스 선생님과 본격적인 첫수업을 무사히 마쳤는데,
선생님의 말버릇 하나가 맘에 든다.

"그럴 수 있죠."

이 단호한 어투를 들려주고 싶다.
본인에게는 너무나 낯설지만, 그래 분명 그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강한 긍정.
글로는 묘사할 수 없는 이 짧은 말버릇이 퍽 맘에 든다.
(주로 "아뇨, 그 동작은 불가능한데요"라거나 "힘이 빠져서 더 못하겠어요"따위의 놀랍게 빠른 나의 포기 선언에 대한 대꾸라서 더 맘에 드는지도;;)

더불어 어제는 인상깊은 말씀도 남기셨다.
"많은 회원님들이 통증 때문에 오시는데, 통증을 너무 익숙해하진 마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분들이 개선 속도가 좀 느린 거 같더라구요."
승모근이 너무 딱딱하게 굳어있다는 말씀에 40년째 굳어있다고 답하니 하셨던 이야기인데, 어쩐지 와닿는 게 있었다. 때로 우리는 익숙해져서 그냥 두는 것들이 있지만 사실 그건 그렇게 둬도 되는 게 아닌 것인 경우도 왕왕 있다는 것. 필라테스는 체력철학수업이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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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일기 2024. 3. 9. 14:18

카메라가 너무 파랗게 담아내긴 했지만 봄이었다.
해마다 뛰쳐나가게 만드는 봄 하늘의 날은 어제와 오늘인 것으로.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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