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일기'에 해당되는 글 59건

  1. 2024.03.08 이런 날도
  2. 2024.03.07 상냥함
  3. 2024.03.07 이정도면 2
  4. 2024.03.02 늙은이의 사정
  5. 2024.02.28 한해의 마무리
  6. 2024.02.22 웅장
  7. 2024.02.20 事故의 다양성
  8. 2024.02.17 긴장을 풀면 1
  9. 2024.02.14 날마다 작별3
  10. 2024.02.11 날마다 작별2
  11. 2024.02.08 각자의 곤한 삶
  12. 2024.02.06 다정한
  13. 2024.02.03 이건 좀
  14. 2024.02.01 날마다 작별 1

이런 날도

전장일기 2024. 3. 8. 11:33

먹는 게 귀찮아서 굶을까 하고 앉아있게 되는 날도 올 줄 몰랐다...
이틀 연속 회식은 여러가지로 무리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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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함

전장일기 2024. 3. 7. 17:10

너무 상냥한 이별의 말에,
그는 한참동안, 그게 이별의 말인 줄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너무나 영국적인 이별의 통보였고,
어쩌면 너무나 미국스런 해석이었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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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전장일기 2024. 3. 7. 05:48

일관성도 이정도면 좀 무서운 거 아닌가.

신입 때도 회식은 너무 싫어서,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엔 다 꼴보기 싫어 지구라도 폭발해버렸으면 할 정도였는데, 여전히 회식은 종류를 불문하고, 참석자가 누구든 다 싫다.

이제는 그냥 저녁에 많이 먹는게 부담되어, 더부룩한 속으로 새벽잠을 설치는 게 싫어서,
왠만해선 저녁자리를 만들지를 못하겠다.

어제 참석자들이 사실 내가 많이 먹는 것도 그들과 함께라는 것도 다 불편해했다는 걸 부디 눈치채지 못했기를.
(최선을 다해 먹는 것도 대화도 즐거운 척 했다ㅜㅜ)


+
일관성에서 졌다.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지수라는데 맨 아래 한국의 일관성을 보라. 이길 자 누구냐의 자세.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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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의 사정

전장일기 2024. 3. 2. 18:08

살기 위해 꾸역꾸역 하는 필라테스를 새롭게 등록하기 위해 두군데를 들러보고 조금 더 호젓해 보이는 곳으로 결정했다.

지난번에는 선생님이 내 연배쯤 되는 분이다 보니, 나같은 몸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십분 이해하셨는데 - 물론 내가 선생님께 더 넓은 세상을 보여드렸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 우선 선생님들이 다 너무 젊으시다.

오늘 정한 쪽이 그나마 조금 더 연배가 있어보였지만, 9시 레슨에 커피까지 마시고 오시다니 부지런하시다고 놀라시다니. 주말 늦잠을 자봐야 7시반이면 말똥해지는, 늙은이들의 사정 따위, 이해하시려면 한참 멀었다.

어쨌거나. 30분 레슨하고 20분 마사지 받아야하는 건 재작년과 똑같지만, 한달만에 잠깐이라도 안쓰던 근육 움직이는 시늉해보고 나오니 한결 기분이 낫다.

주 1회라도 다시 또 꾸역꾸역 해볼 수 밖에.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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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마무리

전장일기 2024. 2. 28. 16:52

하고 있는 일에 따라, 어떤 때는 몇 달 앞을 살고,
어떤 때는 몇 달 뒤를 살게 된다.
작년부터는 뒤를 사는 일을 다시 하고 있는데, 드디어 오늘 2023년이 끝난 기분이다.
(완전히 끝나려면 아직 열흘 남짓 남았지만...)

연말 기념으로 내일까진 좀 느긋하게 보내고, 새해는 3월부터 맞이하는 걸로 하자

창밖으로 하늘이 이뻐 나가봤는데, 구름이 많아 아직 쌀쌀. 봄맞이는 더 좋은 날에...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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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

전장일기 2024. 2. 22. 07:20

택시가 안잡혀서 왜인가 했더니 그럴만 했다.
이정도면 웅장할 지경.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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事故의 다양성

전장일기 2024. 2. 20. 18:00

다양하게 사고를 치며 주변에 민폐도 끼치며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다.

1.
분명 어젯밤에,
오늘 저녁 장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니 챙겨야 한다고, 말까지 해놓고서,
오늘 4시반에 신분증을 안갖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급하게 퀵으로 오는 중...
15분 후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과연 아저씨, 15분 안에 와주실까?

+
다행히 5분후에 와주셔서 잘 출발했는데, 신분증이 필요없었다는. ㅜㅜ
부끄럽다...(너무 춥고)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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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을 풀면

전장일기 2024. 2. 17. 07:56

며칠은 앓아누울 자신이 있지만,
엊그제 뉴보스에게,
다음날 휴가라 하니,
이 쓸데없이 기억력 좋은 뉴보스가,
또? 지난주도 휴가였잖아,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이,
고맙게도,
뽑으면 터져버릴,
풍선에 꽂힌 바늘처럼 박혀서,
나를 일으켜 세운다.

+
일정이 너무 많아 앓아 누울 짬이 없는 건 물론이고.
(물리적으로 뻗어버리는 거 외에, 못하겠다고 퍼져버리는 사람들은 좀 신기하다. 예전에 잠깐 같이 일했던 팀장은, 보스에게 깨진 다음날엔 꼭 급한 휴가를 쓰고 출근을 안했는데, 눈치없는 난 그런 패턴이 있는 것도 모르고 있었고 외려 현지 직원들이 보라고 미스터Y 오늘 또 휴가라며 내게 일러주어 알게 되었더랬다. 본인도 괴로웠겠지만. 주변도 많이 피곤했었지...)

+ +
술 마셔야 대접받는 멋진 장소들은 술꾼들 따라 다녀야 구경이나 해볼텐데, 유유상종이라 주변에 술꾼이 너무 귀하다. (나도 다찌랑 위스키바 가보고 싶...)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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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작별3

전장일기 2024. 2. 14. 18:55

퇴근길에 가끔 들르면,
마감세일을 해도 사실 싸진 않은 먹거리들을 충동구매하면서,
기분도 풀고 했던 이동네 백화점을 마지막이겠거니 하고 또 들렀다.

마침 발렌타인데이 전날이라고,
초콜릿을 쌓아놓고 팔고 있길래, 이것저것 사다, 나눠 먹었다.
(초콜릿 건네며, 해피 발렌타인스데이, 라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퇴근길에 들르는 백화점도 이 동네의 매력이었는데,
(충동구매가 줄려나... 설마, 다른 루트를 발굴하겠지;;)
이젠 이것도 작별.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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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작별2

전장일기 2024. 2. 11. 19:52

오늘은 6년 넘게 다니던 미용실을 마지막으로 다녀왔다.
중간에 원장이 바뀌어서 인사 나눈 원장님과는 3년 남짓 된 거 같다.

늘 긍정적인 -특히 내 머리 결과물에 유독- 자세로 쾌활하고 손도 야무지고,
머릿결 관리 좀 하라는 잔소리도 몹시 유하게 해주셔서 좋아했던 분이었다.

뭐 대단한 이사간다고 이러나 싶긴 한데,
난 이 경사 하나없이 평평하기만 하고 걸어서 모든 곳에 갈 수 있던 이 동네를 꽤 좋아했던가 보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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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배가, 자기 교수님 한 분이 대단하다고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조소과 선배여서 자르고 베는 종류를 다루셨는데, 어느날 수업 중에 학생 한 명이 기계를 잘못 다뤄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고, 피가 흘렀던 흔적의 강의실에서 망연한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이 본인의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시면서 위로를 해주려고 하셨다고 한다.
부유한 집안에서 재능을 갖고 태어나서 삶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탄했던 그 교수님이 당신 삶 최악의 고난으로 들었던 것은, 젊은 시절 유학 중에 작업실을 얻었는데 바퀴벌레가 많아서 너무나 힘들었지만 그 또한 지나갔다는 정도의 것이었고, 학생들은 인생 가장 불우한 경험이 바퀴가 나오는 작업실이란 말에 더욱 망연해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는 이십몇년 전에 들었어도 아직 기억이 난다.

그땐 그냥 참 그 교수님 부러운 인생이네 정도 생각이었는데, 요즘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곤하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으며, 각자의 곤한 사정이야 모두 종류도 정도도 길이도 깊이도 다를 수 밖에 없으니, 어쩌면 누군가의 삶이 고단한 이유도 다른 누군가에겐 바퀴 정도로 여겨지지 말란 법도 없겠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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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전장일기 2024. 2. 6. 23:05

너무 바빠 아플 시간도 없는데
컨디션이 스멀스멀 나빠져
타이레놀 두알 삼키고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다.
타이레놀이 얼마나 다정했는지 까먹고 있었다.
오늘밤도 다정함을 부탁한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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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전장일기 2024. 2. 3. 17:28

대치동 학원가를 제대로 구경한 첫날,
차와 아이들이 뒤엉킨 길에서
넋을 놓았다.

이건 좀... 많이 아니잖아;;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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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작별

전장일기 2024. 2. 1. 08:54

어제 마지막으로 필라테스 수업을 하고 왔다.
 
여전히 골반을 세우라는 선생님 말씀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계속 지적받고,
선생님은 몇주전부터 본인과 수강생의 성취를 위해 계속 무리한 동작을 요구하셨는데,
나는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를 몸으로 계속 보여드렸다.
 
결국 선생님이, 이정도만 해도 대단한 거에요, 라고 포기하셨다.
(뒤구르기 비슷한 걸 배힘으로 해내라는 거였는데, 못했고, 앉은 채로 두 발을 들어올린 것만 해도 많이 나아졌고 대단한 거다, 라고 선생님이 정신승리를 하는 마무리...)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왼쪽 팔꿈치 근육을 마사지해주시는데 정말 비명을 질렀고,
그런 후에 세워놓고 오른쪽은 여전하다, 라고 아쉬워하시며 작별을 했다.
 
작은 선물로 2년간 살아있을 수 있게 해주셨음에 감사드리고 헤어졌다.
이 동네 올 일 있음 연락하시라 하지만, 그럴 일이 있을까 싶다.
 
 
+
며칠째 잘 못자고 있어서, 필라테스하고 골아떨어지길 기대했는데, 여전히 새벽에 깨어나서, 문득 2년전 이맘 때 생각을 했다. 그때 한참 오십견 증상으로 통증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누워도 앉아도 밀려드는 통증에 괴롭고 외롭고 우울했던 밤들이 생각났다.

Posted by 구이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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